올해 크리스마스 선물은 ‘코로나 백신’… 전세계서 이번달부터 접종 시작

입력 2020-12-03 16:41 수정 2020-12-03 16:42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와 화이자 등을 필두로 높은 효과가 입증된 코로나19 백신이 모습을 속속 드러내며 팬데믹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세계 각국은 이르면 다음 주, 늦어도 내년 초부터는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백신 접종의 출발선은 영국과 러시아가 끊게 될 전망이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보건부는 2일(현지시간)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의 사용을 승인하라는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의 권고를 받아들였다. 전체 인구 1억2000만명 중 3분의 1의 몫에 해당하는 4000만회분 백신을 주문한 영국은 요양원 거주자와 의료진, 고령층 등을 대상으로 이르면 다음 주 초부터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러시아도 다음 주부터 지난 8월 자체개발한 백신의 대중 접종에 들어간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방부 산하 의료센터 개소식에서 “다음 주말부터 (백신의) 대중 접종에 들어갈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타티야나 골리코바 부총리에게 지시했다. 세계 최초로 승인된 ‘스푸트니크 V’ 200만회분을 고위험군에 속하는 의사와 교사에게 우선적으로 투약하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최대 피해국인 미국도 백신 접종 시간표를 앞당기려 하고 있다. 이날 CNN이 입수한 미 정부의 백신 개발 프로그램 ‘워프 스피드 작전’ 관련 문서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5일에 화이자 백신을, 22일에 모더나 백신을 공급받는다. 오는 10일로 예정된 식품의약국(FDA) 백신 자문위원회에서 화이자 백신의 사용이 허가되면 곧바로 접종이 이뤄질 전망이다. 백신 작전을 총괄한 몬세프 슬라위는 이날 브리핑에서 “12월 중순에 접종을 시작해 2월 중순까지 최대 1억명에게 예방 접종을 할 것”이라며 “올해가 가기 전에 2000만명에 백신을 맞히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일본은 코로나19 백신을 전 국민에게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3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 참의원은 전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예방접종법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개정안에는 백신 접종 비용을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대신 국민은 백신 접종에 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후생노동성은 백신 공급 초기에 의료계 종사자 1만여명을 대상으로 시범접종을 개시해 안전성을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화이자 등 백신은 아직 정부의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지만 도쿄신문은 “정부는 최대한 신속하게 백신 심사를 마친다는 방침”이라며 “이르면 올해 안에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