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전날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이어 재차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강조했지만,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일자리가 대량 사라질 거란 직원들의 불안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아시아나항공 노조 등 양사 4개 노조로 구성된 양사 노조 공동대책위원회는 4일 입장문을 내고 “노사정 협의 없는 일방적인 인수합병에 깊이 유감”이라며 “우리가 수차례 노사정 회의체 구성을 공식 제안했지만 정부와 산은은 아무런 답변 없이 여론몰이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우 사장 등이 “통합 후 노선 공급을 줄이지 않을 거라 현 인원 구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노조 달래기’에 나섰지만 통하지 않은 것이다.
공대위는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것도 부도덕하고 부실한 경영으로부터 야기됐는데 이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주 채권자인 산업은행은 오히려 특혜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책임 있는 정부 관계자와 인수기업의 대표가 나와 노동자들과 인수합병에 따른 고용 안정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LCC) 직원들의 불안감은 더욱 크다. 자회사 간 통합은 한진과 산은이 고용 보장을 약속한 대형항공사 간 통합과 달리 노선 공급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LCC 업계 관계자는 “LCC는 단거리 노선에 몰려있기 때문에 조정이 불가피하지 않겠냐는 게 현재 분위기”라고 전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