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수학, 작년 대비 가형 어렵고 나형은 비슷하다”

입력 2020-12-03 14:36 수정 2020-12-03 15:01
“수학 가형, 9월 모평·작년 수능 대비 어려워”
“수학 나형, 9월 모평·작년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
“수학 나형 20·30번 문항 신유형… 어렵게 출제”
“가·나형 고난도 문항 EBS 연계 낮아… 체감난이도 높을 수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시험장 창문이 1교시 종료 후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환기를 위해 열려 있다. 연합뉴스

3일 실시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2교시 수학 영역은 가·나형 각각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갈렸다. 이공·자연계열이 치르는 가형은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왔으나 인문계열 나형은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다만 나형에도 신유형 문항이 등장해 체감 학생들이 어렵게 느꼈을 수는 있다.

한국대학교육회의회 대입상담교사단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수학 영역 출제 경향 및 문항 분석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설명했다. 고만기 경기 판곡고 교사는 “나형 신유형인 20번 문항은 미분과 적분의 관계를 알아야 한다”며 “30번 문항은 절댓값이 포함된 함수, 구간 나눠 정의된 함수, 미분과 연속성을 확인하는 신유형이며 동시에 고난도 문항이었다. 수험생들이 어렵게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부담감을 덜 느꼈을 것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어려워하는 빈칸 추론이나 프랙탈 문제가 올해는 출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수능과 6·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오수석 소명여고 교사도 총평에서 “수학 나형 4점 배점 문항은 해결 과정에 시간이 필요한 중·고난도 문제가 많아 계산 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이 부족한 학생은 시간이 부족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형은 지난해 수능과 앞선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렵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오 교사는 “가형은 새 교육과정 도입으로 기하 벡터가 빠지고 수학Ⅰ이 새로 적용됐다”며 “출제범위가 바뀌어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가형과 9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려웠다”고 강조했다.

김정환 서울 혜화여고 교사는 “가형에서는 19번이 신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며 “지수함수 그래프와 등차수열을 복합적으로 묻는 빈칸 추론 문제로 중·상 난이도이자 신유형”이라고 봤다. 이어 “수학 나형에서 4점짜리로 출제된 문항 3개가 가형에서 3점 문항으로 갔고, 중·난도 문항의 개수가 작년보다 조금 늘었다”고 덧붙였다.

중·난도 문항의 풀이 과정이 다소 길어지면서 중위권 학생의 경우 시간 안배가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 기하 문항이 미적분 문항으로 출제돼 상위권 학생들도 다소 까다로움을 느꼈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수능 출제본부는 “기본 개념에 대한 충실한 이해와 종합적인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문항을 제출하고자 했다”며 “복잡한 계산이 필요한 문제, 반복 훈련으로 얻을 수 있는 기술적 요소나 공식을 단순하게 적용하는 문제 등은 출제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가형은 ‘수학Ⅰ’ ‘미적분’ ‘확률과 통계’ 내용 전체에서, 나형은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 통계’ 전체에서 출제했다. 문항 수는 각 30문항이고 그중 7문항이 공통이다. 다음은 출제본부가 밝힌 수학 영역 문항 유형이다.

◆ 수학 가형
로그의 뜻을 알고 성질을 이해할 수 있는지 묻는 문항, 등비급수와 삼각함수의 덧셈정리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묻는 문항, 함수의 그래프의 개형과 합성함수의 미분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항, 정적분과 급수의 합 사이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지 묻는 문항, 이항분포의 뜻을 알고 평균을 구할 수 있는지 묻는 문항 등이 출제됐다.

◆ 수학 나형
지수법칙을 이용해 식을 간단히 나타낼 수 있는지 묻는 문항, 삼각함수가 포함된 방정식을 해결할 수 있는지 묻는 문항, ‘함수의 연속’의 뜻을 알고 있는지 묻는 문항, 미분 가능성을 이해하고 함수의 그래프의 개형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항, 다항함수의 부정적분을 구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항, 이항정리를 이해하고 있는지 묻는 문항, ‘사건의 독립’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항 등이 출제됐다.

◆ 공통 문항
공통 7문항 가운데 ‘수학Ⅰ’에서는 지수함수로 표현된 간단한 부등식을 해결할 수 있는지 묻는 문항, 사인법칙과 코사인법칙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지 묻는 문항, 로그함수의 그래프의 성질을 이용해 명제의 참·거짓을 추론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항을 출제했다. ‘확률과 통계’에서는 표본평균과 모평균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지 묻는 문항, 정규분포의 성질을 이해할 수 있는지 묻는 문항 등이 나왔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