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500명 안팎 나올 듯… 수능 이후 확산세 ‘촉각’

입력 2020-12-03 06:35 수정 2020-12-03 10:06
서울 성동구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 성동구 제공

전국 곳곳에서 코로나19 집단발병이 줄을 이으면서 ‘3차 대유행’의 기세가 좀체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달 말 500명대에서 400명대로 내려오면서 다소 진정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잠시 나왔으나 다시 500명대로 올라서면서 오히려 확산세가 거세지는 형국이다.

방역당국은 49만명이 시험을 보는 3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이번 주말까지가 최대 고비라는 판단하에 방역의 고삐를 더욱더 죄면서 필요할 경우 수도권은 물론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추가로 격상한다는 방침이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 24일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지 1주일 이상 지났지만, 아직 뚜렷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11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26∼28일(581명→555명→503명) 사흘 연속 500명대를 기록한 뒤 이후 사흘간(11.29∼12.1, 450명→438명→451명) 잠시 400명대로 떨어졌으나 나흘 만에 다시 500명대로 올라선 것이다.

이날 오전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는 400명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많으면 500명 선을 넘을 수도 있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360명으로, 직전일(416명)보다는 56명 적었다.

시도별로 보면 서울 174명, 경기 93명, 인천 21명, 부산 16명, 경남 14명, 충남·경북 각 9명, 충북·전북 각 8명, 광주·강원 각 3명, 울산 2명이다. 전날 오후 6시까지 대전·세종·전남·대구·제주 등 5개 시도에서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연일 400∼500명대의 확진자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면서 필요한 경우에는 신속하게 수도권과 전국의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해 감염 확산을 차단할 수 있도록 관련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수도권에는 거리두기 2단계에 더해 사우나·한증막·줌바·에어로빅 등에 대한 추가 방역 조치를 도입한 이른바 ‘2+α’가 시행 중이고, 비수도권의 경우 1.5단계가 일괄 적용 중인 가운데 광역단체 중 부산과 광주가 자체적으로 2단계로 격상한 상태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는 지역감염이 주도하고 있다. 전날의 경우도 511명 가운데 96.5%인 493명이 지역발생 확진자였다. 지역 유행 상황을 보면 코로나19가 학교, 학원, 직장, 사우나, 주점, 교회 등 다양한 일상 공간에 전방위로 침투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수능을 계기로 코로나19가 더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전날까지 확인된 주요 신규 감염 사례를 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영어학원에서 새 집단감염이 발생해 전날 0시까지 고3 학생을 비롯해 총 18명이 확진됐고, 같은 구 소재 콜센터에서도 9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또 마포구 홈쇼핑 업체와 관련해선 직장동료 등 총 18명이 확진됐고, 충북 청주시 화학회사와 관련해서도 8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밖에 대전 유성구 주점과 전북 군산시 아파트 보수업체 사례에서도 확진자가 각각 9명, 10명 나왔다.

기존 집단감염 사례 중에서는 서울 강서구의 댄스·에어로빅학원-요양병원(총 219명), 경북 경산시 국악강습(44명), 부산 사상구의 한 교회(158명), 경남 진주시 단체연수(82명) 등에서 확진자가 추가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