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아파트 화재, 최초 발화점 거실 ‘전기난로’ 추정

입력 2020-12-02 19:05
군포 아파트 화재 현장. 연합뉴스

1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군포시 산본동 백두한양9단지 아파트 화재의 원인이 최초 불이 시작된 집 거실에 있던 전기난로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화재 현장에서 탈출한 생존자 6명 모두에게 “집 거실에 있던 난로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공통된 진술을 확보했다.

군포경찰서 장재덕 형사과장은 2일 언론브리핑에서 “화재 당시 집 안에 창틀 교체 작업자 5명과 집주인 등 관계자 3명 등 총 8명이 있었고, 사망한 작업자 2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6명은 화재 발생 즉시 대피했다”면서 “생존자 6명 모두 거실에 있던 전기난로에서 불이 솟아올랐다는 같은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경찰을 비롯한 경기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5개 기관은 2차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불이 난 12층의 거실과 베란다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합동 감식에서는 전기난로와 창틀 공사를 위해 사용된 우레탄폼을 담은 캔 15개와 우레탄폼을 발사하는 스프레이건 등 아파트 리모델링을 위한 공사 자재와 장비도 확인됐다.

화재 당시 베란다에서는 창틀 교체 작업이 이뤄졌고 거실에는 전기난로가 놓여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거실이 집중적으로 불에 탄 점 등 확인된 연소 패턴을 분석한 결과 거실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군포 아파트 화재 현장. 연합뉴스

생존자들의 진술과 연소 패턴 등을 미뤄보면 이번 화재가 전기난로로 인해 시작된 것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기난로는 거실 한 가운데에 놓여있어 베란다와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었다”며 “불이 전기난로에서 시작된 것인지 무언가로부터 시작된 불이 전기난로에 붙어 번진 것인지 정확한 화재 원인은 더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당시 불이 난 아파트에서 진행된 리모델링 작업에는 한국인 A씨(32)와 50대 태국인 B씨 등 외국인 근로자 4명을 비롯해 모두 5명이 작업에 투입됐다.

이중 경찰은 불법 체류 외국인 근로자 3명이 공사에 투입된 사실을 확인했다. 향후 공사를 진행한 시공업체 대표를 소환해 불법체류자 고용과 안전문제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지난 1일 오후 4시37분쯤 군포시 산본동의 백두한양9단지 아파트 12층에서 불이 나 1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불로 A씨와 B씨가 지상으로 추락해 사망했고, C씨(35·여)와 D씨(51·여) 등 주민 2명은 옥상 계단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또 1명이 중태에 빠지는 등 6명이 다쳐 총 11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군포=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