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4년 가동 원전 17기…한수원 예상보다 2기 늘었다

입력 2020-12-02 17:57

정부가 2034년까지 한국수력원자력 전망치보다 2기 더 많은 원전을 운영하는 내용의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조만간 확정한다. 2020~2034년까지 적용될 이번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설계수명이 완료되는 11기의 원전을 순차적으로 폐로하는 내용이 담긴다. 신규 건설하는 4기를 합쳐 17기만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한수원 내부에서 전망한 15기보다 많다. 정부가 2050년까지 배출하는 탄소와 저감하는 탄소의 합이 0이 되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점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34년까지 11기 단계적 폐로
2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산업통상자원부의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에는 원전 11기를 단계적으로 폐로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영구 정지한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를 합쳐 13기가 해체 작업에 들어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산업부는 영구 정지가 결정된 고리1호기를 시작으로 2023년부터 원전 해체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워놨다.

초안대로라면 2034년에 운용하게 되는 원전은 모두 17기가 된다. 이는 2018년에 한수원에서 예측한 시나리오보다 고무적이다. 한수원 내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과 2023년 27기로 정점을 찍은 원전은 점점 가동 기수를 줄여간다. 2028년에 19기로 20기 아래로 떨어진 뒤 2034년이면 15기 정도만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초안대로 확정되면 한수원 예상치를 웃돌게 되는 것이다.

‘탄소 중립’ 선언 영향 미쳤나
정부가 탄소 중립을 선언한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2050 탄소 중립 범부처 전략 회의를 주재하며 “2050년 탄소 중립은 어려운 과제”라며 “정부 각 부처는 비상한 각오로 더욱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 부문의 경우 탄소를 저감하려면 일단 석탄화력발전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30기를 줄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시나리오가 곁들여져야 한다. 원전 역시 탄소 배출량이 0이라는 점에서 고려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한편 9차 에너지기본계획에는 그 동안 논란이 돼 왔던 ‘환경급전’도 예정대로 담긴다. 환경급전이란 탄소 배출이 적은 에너지를 우선적으로 쓰게 하는 제도를 말한다. 석탄화력발전에 탄소 배출권 비용을 더해 발전 단가를 높여 한국전력이 보다 싼 액화천연가스(LNG)발전 등을 우선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탄소 중립에 대해 일부만 반영됐다. 내후년 수립하는 10차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