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24)이 불법집회 조직‧선동‧가담 혐의 등으로 징역 1년 1개월 15일을 선고받았다. 웡은 지난해 6월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과정에서 15시간 동안 경찰 본부를 포위한 행위가 유죄로 인정돼 결국 감옥에 가게 됐다.
홍콩 웨스트카오룽 치안법원은 2일 웡에 대해 이같이 선고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보도했다. 웡의 동료인 아그네스 차우(23)는 징역 10개월, 이반 램(26)은 징역 7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들 세 명은 지난달 23일 열린 공판에서 혐의를 인정해 구류 처분을 받고 수감됐다. 법원은 이들이 시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경찰 행정력을 방해하고 낭비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들이 혐의를 인정한 것을 참작해 징역형 기간을 감형했다고 밝혔다.
웡은 선고 직후 이송되기 전 지지자들을 향해 “내 앞에 놓인 길이 험난하다는 것을 알지만 나는 버틸 것”이라고 외쳤다.
전 홍콩 데모시스토당 간부인 이들 세 명은 지난해 6월 21일 반정부 시위 때 완차이 지역 경찰 본부를 에워싸고 대규모 불법 시위를 조직한 혐의 등을 받았다. 홍콩 검찰은 당시 웡이 “경찰 본부를 완전히 포위하라”고 외치는 영상을 근거로 그가 시위 주동자라고 특정했다.
웡은 구류 처분을 받고 수감 중이던 지난달 말 독일 일간 디벨트와 한 서면 인터뷰에서 “사법 체계에 대한 신뢰를 잃은 지 오래”라며 “나와 차우, 램이 감옥에 있다고 해서 홍콩의 민주화 운동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웡은 이번 선고와 별개로 지난해 10월과 지난 6월 불법집회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될 위기에 처해 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