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진 농장이 한 곳 더 추가됐다. 이번에는 경북 상주시에서 확진 사례가 나왔다.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철새가 전파했을 가능성이 높다. 방역 당국은 전국 각지에서 야생 철새 확진 사례가 보고되는 만큼 농장에서도 추가 확진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북도 이어 경북도에서도 발생
농림축산식품부는 경북 상주시 소재 산란계 농장을 정밀검사한 결과, 고병원성인 H5N8형 AI가 검출됐다고 2일 밝혔다. 지난달 28일 전북 정읍시에 위치한 육용 오리 농장에서 첫 번째 확진 사례가 나온 지 나흘 만이다.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해당 농장 내 18만8000마리의 닭과 농장주가 소유한 농장의 메추리 12만 마리는 즉시 살처분됐다. 반경 3㎞ 이내 3곳의 농장에 있는 가금류 25만1000마리까지 합하면 모두 55만9000마리가 예방적 살처분 대상에 올랐다.경북도 및 인접 지역에는 일시이동중지(스탠드 스틸) 명령이 내려졌다. 3일 오후 9시까지 경북도와 충남·충북도, 세종시 지역의 가금 농장 관계자 및 축산 관련 차량의 이동이 제한된다. 경북 상주시의 경우 향후 7일간 모든 가금 농장 종사자의 타 지역 이동이 금지된다.
이번에도 ‘철새’ 옮겼나
발생 원인으로는 철새가 유력하게 꼽힌다. 첫 번째 발생 농장과 키우는 품종 자체가 다르다 보니 인적 교류를 통한 전파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이재욱 농식품부 차관은 “고병원성 AI 발생 농장 주변에 야생 조류가 서식할 수 있는 작은 하천이 있고 야생 조류도 관찰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 차관은 “구체적인 역학 관계는 다양한 경로를 염두에 두고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문제는 추가 전파 가능성이다. 철새가 전국 각지에 퍼져 있기 때문에 전파 위험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지난달 기준 112곳의 철새 도래지에서 94만5000마리의 철새가 파악됐다. 야생 조류 분변에서 확인된 고병원성 AI는 12건에 달한다. 이 차관은 “내년 2월까지는 철새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추가 확진 농장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