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기차 뜬다…현대차그룹, 전용 플랫폼 E-GMP 공개

입력 2020-12-02 16:10 수정 2020-12-02 16:28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최초 공개하고 전기차 분야 글로벌 선도 업체로 나아갈 채비를 마쳤다. E-GMP의 도입은 주행거리와 충전방식, 실내 공간 활용성, 디자인, 안전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기존의 단점을 보완한 혁신적인 전기차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일 디지털 디스커버리 행사를 통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공개했다. E-GMP는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은 내년부터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차 CV(프로젝트명) 등 차세대 전기차에 신규 적용된다.

E-GMP의 특징은 내연기관차 플랫폼을 활용했던 기존 전기차와 달리 오로지 전기차를 위한 최적의 구조로 설계된 점이다. 엔진과 변속기, 연료탱크 등이 차지했던 공간이 줄고, 전기차를 위한 배터리와 모터, 차체, 섀시 구조 등을 갖추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1회 충전에 500㎞(국내 기준) 이상 달릴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또 세계 최초로 800V 충전시스템을 갖춰 급속충전 시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케 했다. 단 5분만 전기차를 충전해도 100㎞를 달릴 수 있는 시대가 오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현대차그룹 제공

E-GMP에는 차세대 전기차를 위해 개발된 모터와 감속기, 전력변환을 위한 인버터, 배터리 등 신규 구동 시스템이 탑재된다. 모터의 최고 속도를 기존 대비 30~70% 높이고, 경량화를 통한 효율 개선까지 실현했다.

기존 전기차는 전력을 외부로부터 공급만 받았다. E-GMP는 양방향 충전 시스템을 위한 설계도 고려됐다. 주행 후 남은 전력을 다시 외부 전력망에 전송해 사용하거나 차량에서 직접 전력망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게 가능해질 전망이다.

E-GMP는 내연기관 플랫폼과 다르게 바닥을 편평하게 만들었다. 보다 더 자유롭게 공간 활용을 할 수 있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실내·외 디자인을 기대해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E-GMP의 기획단계부터 하나의 플랫폼으로 차종과 차급의 경계를 넘어 유연한 제품개발이 가능한 설계를 했다. E-GMP를 세단과 SUV, 고성능, 고효율 모델 등에 모두 적용할 수 있고, 단기간에 전기차 라인업을 늘릴 수도 있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기차 대중화 전략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통해 기술 리더십을 더욱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전동화 모델 44개 차종 중 23개 차종의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