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 세계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월간 집계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바이러스 생존이 쉬운 동절기를 맞아 팬데믹이 크게 악화하는 ‘코로나 겨울’이 올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1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714만8406명으로 집계됐다. 종전 최다인 10월(1216만288명)보다 500만명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코로나19 피해가 줄었던 여름 기간인 7월(797만4915명)과 8월(853만4418명)과 비교하면 확산세가 갈수록 빨라지는 형국이다.
11월 사망자도 27만1549명으로 집계되며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 4월 사망자(19만3784명)를 뛰어넘었다. 지난달만을 기준으로 하면 하루에 9052명, 1분에 6.3명씩 목숨을 잃은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주간 신규 확진자가 400만명가량씩 증가하는 만큼 사망자도 크게 늘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사망자 통계는 확진자 증가세와 시차를 두고 작성되는 만큼 지난달부터 시작된 겨울철 재유행의 여파가 최악의 경우 내년 봄까지도 사망자 폭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달 코로나19 재유행을 견인한 것은 팬데믹 최대 피해국 미국이다. 지난 11월 한 달 동안에만 448만711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후 기준 미국의 누적 확진자(1410만8606명) 3명 중 1명은 지난달에 감염된 셈이다. CNN에 따르면 이달 사망자는 3만6900여명으로 매일 평균 1230명이 사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달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며 병원의 병상과 시신보관소가 넘쳐나는 상황이다. 지방신문 부고란마저 부족해지며 장례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한다. 주 정부는 시신 처리를 위해 대형 냉동 트레일러까지 동원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해졌다.
겨울철 재유행이 현실화되며 코로나19 피해자가 폭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미 정부는 백신 접종 시간표를 앞당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날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전문가 자문위원회는 코로나19 백신을 의료계 종사자 2100만명과 요양원 환자 300만명에게 가장 먼저 접종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내놨다.
CDC 자문위의 이 같은 가이드라인은 의사와 간호사, 응급의료의원 등 최전방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상대하는 의료진이 면역력을 확보해야만 최소한의 의료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요양원 환자의 경우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된 다음 접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으나 고령 환자의 추가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 이들도 접종 우선순위에 넣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40%가 요양원에서 나온 만큼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CDC가 자문위의 권고안 대부분을 수용하므로 이른 시일 내에 의료진과 요양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접종계획이 시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들에 대한 접종이 완료되면 교사와 경찰 등 필수인력과 기저질환 보유자, 65세 이상 노년층 등이 차순위 접종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