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년만의 귀환’ 경상감영 선화당 석인상 공개

입력 2020-12-02 15:16
대구 경상감영 선화당 석인상 모습. 대구시 제공

대구시는 사진으로만 전해지던 경상감영 선화당 석인상 1기를 학교법인구남학원이사장 이재명씨로부터 기증받았다고 2일 밝혔다. 시는 석인상을 보존처리하기 전에 대구근대역사관 전시실에서 실물을 우선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한 석인상은 이재명 이사장이 선친에게 물려받아 대구보건고등학교 교정에 두었던 것으로 지난 8월 관련 제보에 따른 전문가 현장조사에서 경상감영 선화당 사진의 석인상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석인상은 우리나라 관아건축 중에서 유일하게 사진과 실물이 같이 전해지고 있는 사례여서 중요한 학술 자료로 평가된다.
사진 속 대구 경상감영 선화당 석인상 모습. 대구시 제공


1905년경 경상감영 선화당 사진자료를 보면 선화당 앞마당에는 석인상이 좌우로 각 6∼7기가 줄지어 있었고 중앙에 마주 보고 있는 2기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지금까지 관아지에서 이러한 형태의 석인이 발견된 사례는 2012년 사적 제402호 통영 삼도수군통제영에서 세병관(객사) 앞 장대석 석축 해체 과정에서 발견된 석인상 5기가 있다. 세병관 출토 석인상의 경우 통영지(統營志)와 통영군지(統營郡誌)에는 류성추 통제사가 1701년 세병관에 세웠다는 문헌 기록이 있고 현재 그 모양으로 보아 깃대꽂이로 활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선화당 석인상의 구체적인 용도, 명칭 등에 대해서는 문헌 기록 등 추가적인 연구가 더 필요하지만 대체적으로 사진상에서 보이는 배치나 손모양 등으로 봤을 때 감영의 의례용 깃대(儀仗旗)를 꽂아두는 역할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7월 대구 경상감영지 주변부지(구 대구경북지방병무청) 내 유적 발굴조사에서 선화당 마당에 나란히 배치됐던 석인상의 얼굴 부분 일부가 발굴돼 아쉬움을 남겼는데 이번 기증으로 경상감영 선화당 사진에서 확인된 조선시대 감영 석인상의 실물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115여 년의 시간이 지나며 사진자료 속 모습과는 달리 팔 부분이 파손돼 사라졌고 얼굴의 코 부분 훼손이 심한 편이다. 함력사암(자갈을 포함한 자갈) 석인상 특성상 균열 및 약화가 계속 진행되고 있어 보존처리가 시급하다. 대구시는 내년에 보존처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희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경상감영의 정전인 선화당 앞마당의 석인상은 당시 경상감영의 위상과 의미를 알 수 있어 향후 관아의 행사나 의례 등 관련 연구 자료로 가치가 크다”며 “보존처리 전까지 근대역사관 전시실에 실물을 우선 공개하고 이후 경상감영 전시학술 관련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