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예비 안내견의 출입을 막아 논란의 중심에 섰던 롯데마트가 고객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안내문을 게시해 또다시 비판의 대상이 됐다.
1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한 롯데마트 지점에서 ‘안내견은 어디든지 갈 수 있어요!’라는 제목의 안내문을 발견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롯데마트 측은 안내문에서 식품매장과 식당가에 안내견의 출입이 가능하다고 공지했다. 또한 방문객들에게 안내견을 쓰다듬거나 부르는 행위, 먹이를 주는 행위를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안내문이 공개된 후 네티즌들은 롯데마트 측이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유체이탈’ 화법으로 손님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트위터에서 한 네티즌은 안내문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해 “안내견이 어디든지 가지 못하게 한 곳, 안내견의 주위 분산시킨 곳, 법을 위반한 곳은 모두 롯데”라면서 “훈계 대상은 왜 ‘고객’이냐”고 꼬집었다. 이 글의 리트윗한 사람은 9000명이 넘는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안내문에 기본적인 맞춤법도 지켜지지 않은 점, 안내문을 외부 출입구에 테이프로 붙여 대충 게시한 점을 들어 롯데마트의 대응에 성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맞춤법 오류가 지적된 문장은 “안내견의 건강을 ‘헤’칠 수 있으므로~”이다. 여기서는 안내견의 건강에 해를 입힐 수 있다는 맥락이므로 ‘헤치는’이 아닌 ‘해치는’이 맞는 표현이다.
안내견 출입 거부, 거짓 해명, 짧고 부실한 사과문에 이어 안내문까지 줄줄이 논란이 이어지자 롯데마트 측은 같은 날인 1일 전 지점을 대상으로 새로운 안내문을 부착했다. 회사의 공식 사과에도 여론이 등을 돌리지 않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
롯데마트는 앞선 지적을 반영해 맞춤법 오류를 정정했다. 또 ‘A4용지를 테이프로 대충 붙였다’라는 의견을 의식한 듯 안내문을 코팅해 게시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안내문의 내용 수정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책임 소재를 고객에 전가한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이번 사태와 관련한 법적 사항 등에 대해 전 지점에 공지하고 안내문을 부착했다”며 “직원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나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교육이 어려움으로 적절한 방식을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