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천국 스웨덴서 이런일이…41살 아들 30년 가둔 엄마

입력 2020-12-02 09:52 수정 2020-12-02 10:18
1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남부 교외의 한 아파트 문에 경찰의 저지선이 쳐져 있다. 노모에 의해 28년간 감금된 40대 남성이 발견된 집이다. AFP 연합뉴스

두꺼운 문을 열어젖히자 소변 냄새가 진동했다. 방안은 어두웠고, 짙은 먼지로 가득했다. 부엌 어귀 한쪽 구석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두 다리에 욕창이 가득했고, 이는 모두 빠져있었다. 남자는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그는 그렇게 30여년 만에 지옥 같은 방을 탈출했다. 범인은 70세 노모였다. 복지 천국으로 불리는 스웨덴에서 벌어진 일이다.

1일(현지시간) 영국 BBC, AFP통신, 스웨덴 지역 매체 익스프레센(Expressen) 등은 28년 동안 아들(41)을 감금한 70세 노모가 경찰에 붙잡혔다고 전했다. 노모는 아들의 자유를 박탈하고, 신체적 위해를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여성은 아들이 12살일 때 학교를 자퇴시켰다. 그는 그때부터 줄곧 스톡홀름 남부 교외에 있는 집에 갇혀 지냈다. 남자가 발견된 건 지난달 29일이다. 노모가 치료차 병원에 입원한 사이 친척 중 1명이 집을 찾아 그를 발견했다. 남자는 다리부터 무릎까지 욕창이 덮인 상태였고, 영양실조 상태로 이가 모두 빠져 있었다. 친척을 알아보긴 했지만, 흐리멍덩한 음성이었다.

1일(현지시간) 스웨덴 경찰이 41세 남성이 28년간 감금됐다 발견된 아파트 현장에 진입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남성을 발견한 친척은 “충격으로 깊은 상처를 입었지만, 동시에 안도하고 있다. 20년 동안 이날을 기다렸다”며 “어머니가 아들의 삶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다고 느끼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아이의 삶을 앗아갔고 자신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주위 사람들을 조종했다”고 여성을 맹비난했다. 노모는 현재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스웨덴 사회는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AFP는 사회복지단체나 학교가 왜 수십년 동안 남성의 존재를 조사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