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런던시 7배 ‘아마존 숲’ 사라졌는데… 브라질 정부 “잘 막았다”

입력 2020-12-01 17:10 수정 2020-12-01 17:44
벌목으로 파괴된 아마존 열대우림. 가디언 캡처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죽어가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파괴된 면적만 런던시의 7배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의 ‘인공위성 삼림 벌채 모니터링 프로젝트(PRODES)’ 자료를 인용해 지난 2019년 8월부터 지난 7월까지 1년간 아마존 숲 1만1088㎢가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런던시의 7배, 여의도 면적의 3823배에 달하는 막대한 크기다.

이는 이전 1년 동안(2018년 8월∼2019년 7월)의 1만129㎢에서 9.5% 늘어난 것이다. 2007년 8월∼2008년 7월(1만2911㎢) 이후로는 12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발표 결과와 관련해 환경 전문가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히카르두 살리스 환경부 장관이 지난해 무단벌채에 대한 집중적인 단속을 통해 열대우림 파괴를 줄이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결과라고 비판했다. 12년 만의 최대 규모를 기록한 밀림 파괴 주범으로 2019년 1월 취임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목한 것이다.

브라질 정부는 불법적인 산림 파괴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환경전문가 대신 무장 병력을 숲에 투입해왔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사이에서는 이들이 숲을 지키는 대신 소규모 도로·다리 공사에 열중하며 되레 숲을 파괴할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난 여론이 팽배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브라질의 환경운동가 카를로스 리틀은 “벨기에 국토의 3분의 1에 달하는 면적이 1년 만에 없어졌다”면서 “산림 파괴범들은 보우소나루 정권하에서 처벌받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기에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틀은 그러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환경 정책은 최악이었다”면서 “그의 정부가 내놓은 대책들은 아마존을 파괴했고, 이 때문에 브라질은 세계적 환경운동가들의 적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정부는 오히려 예상했던 것보다 반이나 덜 파괴됐다며 자축하는 황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미우톤 모우랑 부통령은 “종전에 예상했던 밀림 파괴량의 연간 상승치는 20%였는데 우리 정부는 9.5%에서 막았다”면서 “기념할 일이라고까지는 말하지 않겠지만 정부의 산림파괴 방지 정책이 효과를 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환경운동가들은 정부가 통계를 왜곡해 ‘숫자 장난’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가디언은 “브라질 정부의 주장은 20만명의 코로나19 사망자를 낸 나라가 ‘사실 30만명이 죽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자화자찬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