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고기영 법무부 차관, 징계위 앞두고 사의 표명

입력 2020-12-01 17:06 수정 2020-12-01 17:22
고기영 법무부차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1일 사의를 표명했다. 오는 2일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원회 개최가 부당하다는 뜻을 사의로서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윤 총장 징계를 밀어붙이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항의의 뜻을 표한 셈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고 차관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고 차관이 징계위 불참 의사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법무부 차관은 검사징계법상 법무부 검사 징계위원회에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다.

고 차관의 사의를 두고 징계위 자체가 예정된 2일에 열리기 힘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검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윤 총장에 대한 무리한 감찰과 징계를 추진하던 추 장관은 전국 검사들이 집단 반발하는 데 이어 최측근까지 사의를 표명하면서 역풍을 맞게 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업무 정지 결정으로 출근하지 못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윤 총장에게 징계 청구 사유를 고지하지 않았고, 소명 기회도 주지 않는 등 절차에 중대한 흠결이 있다”며 “추 장관의 징계 청구와 직무배제, 수사 의뢰 처분은 부적정하다”고 결론 지었다.

추 장관은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다. 앞서 전국 고검장들을 비롯해 검사장, 차장 등 중간 간부, 평검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윤 총장에 대한 추 장관의 조치가 위법·부당하다며 재고해줄 것을 요청하는 성명서를 냈다.


한편 윤 총장을 대신해 검찰을 이끄는 역할을 맡은 조남관(고검장) 총장대행은 지난달 30일 추 장관에게 “저를 포함한 대다수 검사들은 윤 총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스럽게 쫓겨날 만큼 중대한 비위나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추 장관에 “한발 물러서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조미연)도 이날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 배제 명령에 반발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윤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한 명령의 효력을 임시로 중단하라는 것이다. 법무부 직속 검사들과 서울 일선 검사장들, 법원까지 한 목소리로 추 장관의 지시를 지적하고 나서면서 추 장관도 벼랑끝에 몰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