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박살나도 뢰프 감독 재신임…녹슨 독일축구의 뚝심

입력 2020-12-01 16:17
요아힘 뢰프 독일 축구대표팀 감독. 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스페인에 0-6이라는 치욕스러운 패배를 당한 독일 축구대표팀이 요아힘 뢰프(60) 감독을 재신임했다. 한 경기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전차군단’의 뚝심이 반영된 결과지만, 면죄부를 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독일축구협회(DFB)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집행위원회 회의를 열고 뢰프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계속 맡기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 리그 탈락에 이어 2주 전 스페인에 당한 0-6 굴욕적인 참패에도 뢰프 감독을 신임한 것이다. 뢰프 감독은 ‘미중년’ 외모면서 경기 도중 코딱지를 후비는 등 기행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앞서 독일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리그A 조별리그 스페인 원정경기에서 0-6으로 졌다. 1931년 오스트리아에 0-6으로 무릎을 꿇은 이래 89년 만의 6골 차 패배였다. 당장 ‘뢰프 시대가 저물었다’는 평가가 나왔고, 경질은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다.

마누엘 노이어(맨 왼쪽) 독일 골키퍼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리그A 조별리그 스페인과의 원정경기에서 실점한 뒤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프리츠 켈러 DFB 회장 등 집행위원들은 회의에 앞서 협회 본부가 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암마인에서 뢰프 감독과 올리버 비어호프 대표팀 단장을 만나 현 독일축구의 상황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이후 DFB는 “한 경기 결과가 대표팀과 대표팀 감독의 성적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도 없고, 그리해서도 안 된다”며 뢰프 감독을 재신임했다.

그러면서 “내년으로 연기된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회 출전권 획득, 네이션스리그의 리그A 잔류,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 톱시드 확보 등과 같은 중요한 목표를 이미 이뤘다”고 덧붙였다. 2006년부터 14년째 대표팀을 이끈 뢰프 감독에게 다시 신뢰를 보내며 재정비를 요청한 셈이다.

하지만 뢰프 시대는 앞으로도 험난한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 같은 굵직한 타이틀 없이는 팬들의 분노를 억누르기 힘들기 때문이다. 스페인전 대패 직후인 지난달 18일 진행된 한 설문조사에서 독일 축구팬의 84%가 그의 하차를 요구한 상태다. 독일 축구의 레전드 로타르 마테우스도 당시 스카이 도이칠란트와의 인터뷰에서 “가능한 후보군에 대해 이야기 하면, 아마 한 명이 거론될 것이다. 모두가 원하는 그 이름,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이라며 대놓고 뢰프 감독을 무시한 바 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로이터 연합뉴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