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추수감사절 연휴를 기점으로 급격히 커지고 있다. 최근 수 주일 동안 10만명대 중·후반을 넘나들던 일일 확진자 수는 연휴 기간 중에 20만명을 돌파하며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연휴 동안 코로나19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미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미국의 일일 확진자 수는 추수감사절 연휴 둘째 날인 지난 27일(현지시간) 20만5557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 하루 확진자가 20만명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이튿날인 28일 15만5596명, 29일은 13만8903명으로 다소 감소세가 나타났지만 10만명 미만으로 떨어질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대선 다음 날인 지난달 4일 12만4618명을 기록한 이후 매일 10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15만명 이상 나온 날도 적지 않아 일주일에 확진자가 100만명씩 늘어나는 꼴이다. 특히 추수감사절 연휴 나흘 동안 이동과 모임이 잦아지면서 확진자가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환자 수용 능력도 한계로 치닫고 있다. 민간단체 ‘코로나19 추적 프로젝트’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입원 치료를 받는 환자 수는 지난 29일 기준 9만3238명이다. 지난달 초 4만7531명이었던 입원 환자 수가 한 달도 못돼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의료 인력의 피로 가중과 의약품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30일 기자회견에서 “확진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우리는 병원의 환자 수용 능력을 유지하는 데 가장 집중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이 문제는 오랫동안 나를 괴롭혀왔다”고 말했다. 그는 신규 확진자의 65%가 소규모 행사에서 나왔다며 가족 모임이나 사교 행사를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각 지역에서는 방역 조치 강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로스엔젤레스 카운티는 주민 1000만명을 대상으로 외출자제 명령을 내렸다.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산타클라라 카운티는 고등학교와 대학 폐쇄, 프로스포츠 경기 금지와 함께 거주 지역에서 240㎞ 이상 여행을 다녀온 주민은 격리토록 했다.
또 하와이 카운티는 코로나19 음성 증명서 없이 태평양을 건너온 여행객은 의무적으로 14일간 격리 조치하며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도 무작위로 선정해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