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 충남도지사 “충남방송국은 도민의 당연한 권리”

입력 2020-12-01 14:59
양승조(아랫줄 가운데) 충남도지사와 지역 여야 국회의원, 범도민추진위 관계자, 도민 등 50명이 전경련 회관서 열린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전국 광역지자체 중 유일하게 지역방송국이 없는 충남도에 방송국을 설립하기 위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1일 충남도에 따르면 이날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홍문표·강훈식 국회의원, KBS 충남방송총국 설립 범도민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지방분권연대와 충남도 사회단체대표자회의가 주관한 ‘KBS 충남방송총국 설립 방안과 추진 전략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지역 여야 국회의원, 범도민추진위 관계자, 도민 등 50명이 참석한 이날 토론회는 발제와 토론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양 지사는 충남도민이 KBS 경영논리의 희생양이 돼서는 안된다며 KBS 충남방송총국 설치를 강하게 촉구했다.

양 지사는 축사를 통해 “충남도청 내포시대를 열며 ‘새로운 역사, 새로운 충남시대’를 꿈꿨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도 있다”며 “KBS는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에 총 18개의 지역 총국을 두고 있다. 그러나 2004년 공주방송국을 폐쇄한 이후 충남에만 지역방송국을 설립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 도 단위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충남은 방송국이 없음에도 매년 KBS 방송 수신료의 4%인 262억원을 부담하고 있다.

방송법 제44조 2항에 ‘KBS는 국민이 지역과 주변 여건에 관계없이 양질의 방송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KBS가 경영 효율과 재정적 어려움을 이유로 이 같은 공적책무를 여전히 이행하지 않는다고 양 지사는 주장했다.

그는 “충남에서 재난이나 대형 사고가 발생해도 도민은 9시 메인 뉴스에서 서울과 중앙의 소식을 들어야만 한다”며 “KBS 대전방송총국 뉴스에서도 우선순위가 대전에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지사는 또 방송의 비중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지만, 고령층과 농어촌 지역이 많은 충남은 지상파 방송의 영향력이 여전히 크다고도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도민 미디어 이용 관련 조사에 따르면 충남도민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매체는 TV(5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터넷보다 20%p 많은 수치다.

특히 60대 이상 도민 70%는 TV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매체로 꼽았으며, 직업별로는 농림어축산업 종사자 68%가 TV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매체라고 답했다.

양 지사는 “국가균형발전과 알권리 충족 등 충남이 받아야 할 당연한 권리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며 “100만 서명운동을 통해 혁신도시 지정을 이뤄낸 충남도민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줘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양 지사의 축사에 이어 전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인 우희창 박사가 ‘방송의 중앙집권화와 KBS 충남방송총국 설립의 당위성’을,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인 하승수 변호사가 ‘시청자 권리 측면에서 본 KBS 충남방송총국 설립 필요성과 추진 방향’을 주제로 각각 발제를 가졌다.

이어진 토론은 이상선 충남시민재단 이사장이 좌장을 맡고,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와 이공휘 도의회 의원, 이종국 전 KBS 대전방송총국 보도국장, 박노찬 충남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등이 지정토론자로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