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의 코로나19 백신 승인이 임박한 가운데 글로벌 제약회사 화이자가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개발한 백신을 담을 ‘초저온’ 특수상자를 미국 전역에 보내기 시작했다. 콜드체인(저온 유통)의 최종 단계격인 의료현장을 위한 장비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NN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대변인을 인용해 일부 주(州)에서 이 상자를 받았고, 며칠 안에 다른 주들도 수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내부에 백신이 담겨있는 건 아니지만, 곧 의료현장에서 사용할 때를 대비해 적응 차원에서 상자를 먼저 보냈다고 CDC는 설명했다.
특히 화이자 백신은 영하 75도의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하는데 현재 일반 병원·약국 등 의료현장에는 이 같은 장비가 없다. 백신의 중간 유통 과정에서 아무리 온도 유지에 신경 쓴다고 해도 정작 의료현장에서 최종적으로 보관할 설비가 없으면 콜드체인은 말짱 도루묵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실제 그간 의료인들은 백신 보관 상자에 정기적으로 드라이아이스를 채워 넣어야 하고, 하루에 두 번만 1분 이내로 상자를 열 수 있다는 점에 크게 우려해 왔다. ‘초저온’ 특수상자가 있으면 이 같은 수고로움을 덜고 백신 관리가 한층 순조로워지는 셈이다.
앞서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 허가를 신청한 화이자 백신은 첫 코로나19 승인 백신이 될 것으로 보인다. FDA는 오는 10일 관련 심사 뒤 48시간 이내에 백신을 배포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백신 3상 임상시험 최종 분석 결과 94.1%의 예방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모더나도 FDA와 유럽의약품청(EMA)에 자사 백신의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한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