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성에서 대규모로 인플루엔자가 발병했다는 내용의 중국 기밀문서가 공개됐다.
CNN은 후베이성 질병관리본부에서 나온 117쪽의 기밀문서를 인용, 지난해 12월 첫째 주 후베이성에서 발생한 인플루엔자 환자가 전주 대비 20배 이상(2059%) 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1일 보도했다.
당시 우한에서는 2032건의 인플루엔자 환자가 발생했는데 인근 이창시에서는 이보다 많은 6135건, 셴닝시에서도 2148건이 발생했다. 이러한 정보들은 이전에는 공개되지 않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해당 인플루엔자 확산이 코로나19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플루엔자 급증이 코로나19의 초기 확산을 가속할 수는 있었다고 전했다.
CNN은 이외에도 해당 문서가 코로나19를 중국이 초기에 잘못 다뤘다는(mishandling)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우선 중국의 코로나19 환자들의 진단 속도가 상당히 느렸다. 문서에서 확인된 3월 초의 증상 시작과 진단 사이의 평균 시간은 23.3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는 증상을 감시하고 퇴치하는 데 상당한 지장을 줬을 거라고 말했다.
중국이 코로나19 환자 수를 축소해 발표한 사실도 드러났다. 해당 문서에는 2월 10일과 3월 7일의 확진자 데이터가 있는데 당시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 공개한 자료와는 달랐다
우선 중국 정부가 발표한 2월 10일 후베이성의 신규 확진자는 3911명이었다. 하지만 해당 문건에는 5918건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마찬가지로 3월 7일까지 후베이성 지역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2986명으로 발표됐으나 문서는 3456명으로 기록돼 있었다.
윌리엄 샤프너 밴더빌트대 감염병학 교수는 “중국의 접근방식이 보수적이었다”며 중국 관리들이 전염병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감염 의심 환자들을 포함하지 않았을 거라고 설명했다.
황옌중 미국외교협회 세계보건 선임연구원도 “중국이 실수를 저질렀다는 건 명백하다. 그것을 다루는 과정에서 관료적이고 정치적인 실수도 있었다”며 “이것들은 전 세계적인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100% 중국이 투명했다고 해도 코로나19를 경시한 트럼프 정부의 대응을 고려했을 때 대유행으로 발전하는 걸 막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NN은 해당 문서를 중국 의료 시스템에서 일한 내부고발자로부터 입수했다며 전문가진에 의해 문서의 진본 여부를 철저히 검증했다고 전했다.
또 해당 보도에 대해 중국 외교부와 국가보건위원회, 후베이성 질병예방통제센터(CDC) 등에 논평을 요청했지만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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