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의 尹 자진사퇴론’에 불쾌한 야당 “이상하다”

입력 2020-12-01 11:13
정세균(왼쪽) 국무총리가 1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함께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야당이 정세균 국무총리를 겨냥해 날선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전날 정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윤석열 검찰총장의 자진사퇴 방안 등을 건의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불법적인 감찰과 직무정지 등으로 윤 총장을 코너로 몰아붙인 상황에서 윤 총장의 자진사퇴 거론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세균 총리가 요즘 좀 이상하다”면서 그의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 방문 등을 거론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 총리가) 공문서 444건을 심야에 파기해서 수사를 받던 산자부를 방문해 칭찬하고 포상한 일이 이상하다”면서 “(정 총리는) 윤 총장의 자진사퇴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자진사퇴는 스스로 하는 건데 총리가 말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형용모순”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무위원에 대한 해임건의권을 갖고 있는 총리께서는 지금 대다수 국민이 잘못돼도 너무 잘못됐다는 추미애 장관에 대해서 해임건의를 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법대로 수사하는 윤 총장을 자진사퇴하는 게 맞다는 것은 무슨 해괴한 발상인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사냥이 끝나니 윤 총장을 팽하려는 모양”이라며 “정 총리의 이런 잘못된 행태가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이 일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한 번 제대로 체크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정부 전반기에 여권이 윤 총장을 적폐청산의 도구로 사용한 뒤 윤 총장이 정권 입맛에 맞지 않는 수사를 강행하자 인사 조치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추 장관은 마지막 선택의 순간이 코앞에 있다. 결코 들을 리 만무하겠지만 불법 징계를 철회하고 응분의 책임을 다하기를 다시 한 번 부탁한다”면서 “대통령도 미사여구를 늘어놓지 마시고 사태 해결을 위한 직접 조치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최근 정 총리가 차기 대권 행보를 염두에 두고 보폭을 넓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정 총리가 차기 대권을 바라보고 친문 지지 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말이 들린다”고 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