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조사받는 김봉현, 조사 거부 의견서 쓴 검사 고소

입력 2020-11-30 20:41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핵심 인물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위해 지난 4 월 26일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검사 술접대 의혹’을 폭로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자신의 보석 청구에 관한 의견서를 작성한 검사를 검찰에 고소했다.

김 전 회장은 30일 A검사를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접수한 사건을 감찰 전담부서인 형사1부에 배당했다.

김 전 회장 측은 “검찰이 의견서에서 ‘김 전 회장이 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현재까지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는 허위사실을 기재했다”며 “이를 법원에 제출한 것은 허위 공문서를 작성하고 행사한 것”이라며 고소 이유를 밝혔다.

앞서 김 전 회장 측은 지난 24일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법원에 보석 불허를 요청했다고 주장했었다. 당시 김 전 회장 측은 “검찰이 소환 통보해 출석하겠다고 했지만 검찰이 당일 오후 코로나19를 문제로 조사가 어렵다고 했다”며 “그런데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조사를 거부했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 측이 문제 삼은 의견서와 관련해 “구치소 측 코로나19 사정으로 조사가 취소됐다는 부분을 반영해 일부 문구만 보석 신문기일까지 정정할 예정”이라며 “의견서의 전체적인 맥락은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김 전 회장 측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김 전 회장은 법원에 전자장치 부착 조건부 보석을 신청해 오는 2일 보석심문을 앞두고 있다.

한편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수사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김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검사 술접대 의혹과 여권 로비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

김 전 회장 측은 검찰 조사에서 여권 로비 의혹과 관련해 최초 검사의 요구에 맞춰 추정에 불과한 여권 로비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진술했을 뿐 실제로는 정치인들에게 돈을 준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전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조사에서 “(여권 로비 의혹) 검찰 조사에서 ‘그랬을 것 같다’는 추론을 ‘그랬다’고 사실인 것처럼 단정해 진술한 부분이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검사가 수첩 등 관련 자료를 보여주면서 생각해보라고 말해 거기에 맞췄던 것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이어 “저는 이강세씨를 지원한 것이지 여권 정치인들을 지원해준 것도 아니고 사건 당시인 5년 전 쯤엔 그들이 유력 정치인도 아니었다”며 “정치인에게 돈을 주거나 돈이 건네지는 장면을 목격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