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코로나19 신규환자가 매일 2000명씩 쏟아지는 가운데 집권 자민당이 여행 경비 보조사업인 ‘고 투 트래블(Go To Travel)’ 연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34조엔(362조원) 규모의 3차 보정(추가경정) 예산을 요청하며 밝힌 내용이다.
30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시모무라 하쿠분 자민당 정조회장은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면담한 뒤 언론에 “대형 3차 보정 예산을 편성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올해 7∼9월 수급 갭에서 산출되는 34조엔 정도의 수요 부족을 메우는 대책을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요청안에는 내년 1월 말 종료되는 ‘고 투 트래블’ 사업 기간을 연장하자는 제안도 포함됐다. 이 사업은 최근 일본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주범으로 지목됐지만, 되레 여행을 더 장려하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현재 일본 정부는 국내 여행비용이나 외식비용의 일부를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고 투 트래블’과 ‘고 투 이트(Go To Eat)’ 등 지원책을 시행 중이다. 이들 정책은 스가 총리가 관방장관 재임 시절부터 공을 들인 핵심 경기 부양책이다.
하지만 당장 일본 민심은 아연실색하는 분위기다. SNS 이용자들은 “현 확산세를 바탕으로 하는 얘기인가” “의료현장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대로라면 하루 감염자가 수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반응들로 가득하다. “머리가 이상한가”라며 이해할 수 없는 제안이라는 반응도 다수다. 특히 자신을 의료계 종사자로 소개한 한 누리꾼은 “중증환자(를 위한) 침대가 없다. 의료붕괴 상황”이라며 “아직도 고 투 트래블 생각만 하다니 어이가 없다”고 맹비난했다.
3차 추경 예산은 다음달 초 각의에서 결정된다. 스가 총리는 이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보정 예산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예산 규모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