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 논문 표절 의혹과 거짓 해명 논란을 일으킨 가수 홍진영이 방송가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29일 방송된 SBS 예능 ‘미운우리새끼’(미우새)에 홍진영과 그의 가족은 등장하지 않았다. SBS는 홍진영이 당분간 녹화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하차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홍진영은 이달 초 조선대 무역학과 석사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뒤에도 결백을 강조하며 방송 활동을 강행했다. 조선대 전 교수의 양심선언이 보도된 후에는 방송가에서 홍진영의 모습이 점점 보이지 않았고, 홍보대사로 활동했던 광주시교육청, 경기도청 등에서는 관련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하지만 홍진영 측은 현재까지도 논문 표절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방송가와 지자체에서 ‘홍진영 지우기’에 돌입했지만 미우새는 달랐다. 표절의 구체적인 증거들, 조선대 전 교수의 양심선언에도 신곡 홍보가 담긴 촬영분을 그대로 송출했고, 비난 여론이 들끓어도 “입장이 없다”며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 제작진이 취한 조치는 클립 영상에서 홍진영 분량을 배제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결국 홍진영을 당분간 출연시키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홍진영이 MC로 있던 MBC ‘안 싸우면 다행이야’ 28일 방송에서도 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KBS 1TV ‘열린음악회’ 29일 방송에서는 홍진영이 등장했다. 이날 방송은 지난 17일 녹화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진영이 석·박사 학위를 반납하겠다고 밝힌 지 6일 후다.
지난 5일 국민일보는 홍진영의 석사 논문 ‘한류를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가 ‘카피킬러’ 검사 결과 표절률 74%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홍진영 측은 “표절이 아닌 인용이며, 당시 추세”라고 해명했다. 국민일보는 이튿날 “홍진영의 논문은 모두 가짜”라는 조선대 전 교수의 양심선언을 보도했다. 홍진영은 직접 SNS에 글을 올려 “학위를 반납하겠다”면서도 표절을 인정하지는 않았다. 홍진영이 석·박사 학위를 받은 조선대 측은 논문 표절 여부를 조사 중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