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에서 태피스트리 전시회 가진 의성 할매들

입력 2020-11-30 11:47
이계연 할머니는 “내 작품이 서울에서 전시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흐뭇했고 자부심까지 가질 수 있었다”며 만족해 했다. 의성군 제공

경북 의성 할매들의 태피스트리 작품이 서울 청담동에서 전시돼 관심을 모았다.

‘태피스트리’(tapestry)는 여러 가지 색실로 그림을 짜 넣은 직물을 말한다.

경북 의성군은 지난 24일부터 29일까지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이유진 갤러리에서 의성군 단밀면 서제1리 마을 주민들의 작품이 전시돼 주목을 받았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 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2020 공예 매개 인력 양성’ 사업의 우수 사례 결과로 진행됐다.

전시회에 참가한 이계연(78) 할머니는 “100%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내 작품이 서울에서 전시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흐뭇했고 자부심까지 가질 수 있었다”며 만족해 했다.

의성군은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할머니들의 평균 연령이 80세였다고 밝혔다.

전시회에서는 2020 의성 살아보기 ‘예술가 일촌(一村)맺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김지용 작가의 작품과 14명의 마을 주민이 여러 색의 실로 그림을 짜 넣어 만든 태피스트리 작품을 선보였다.

김 작가와 같은 청년 예술가들이 의성군 마을 주민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제공한 ‘예술가 一村맺기’ 프로젝트는 의성군에서 추진하는 ‘의성 살아보기’ 사업의 일환이다.

프로젝트는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18명의 예술가들이 안계, 단북, 단밀, 비안, 구천면 등 5개 지역에서 진행했다.

이번 프로젝트로 마을 주민은 문화적 갈증을 풀며 삶의 활력을 얻고 청년 예술가들은 의성에서 한 달 간 살아가며 새로운 예술적 영감을 얻는 등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예술 활동 여건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지난 10월 의성군 단밀면 서제1리 감산마을에서 한 달 간 마을 살이를 경험한 청년 예술가 김 씨는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기에 배움에 대한 열정 하나로 모두가 잘 따라와 주셨다”며 “어르신들이 수업 중간에 부르는 노래가 귀에 맴돈다”고 그리움을 표현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이번 기회를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주민들이 조금이나마 위로받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청년 예술가와 주민들의 교류를 통해 주민들이 더 많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성=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