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여야대표 회동을 제안했다. 대통령이 일단 여야 대표들과 만나서 내년도 예산안 집행에서부터 외교안보전략, 검찰과 법무부의 갈등 해법 등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자고 촉구한 것이다.
안 대표는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뒤에 숨지 말고 국정 책임자로서 정당 대표들과 진정성 있게 서로 의견을 나누자”며 “비공개든 공개든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안 대표는 “내년도 예산을 어떻게 편성하고 집행할 것인지부터 얘기해보자”며 “올해 초부터 버텨 온 상태에서 더 버티기 힘들 수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에 대해 재난지원금 예산 편성과 집행 방향에 대해 합의하자”고 제안했다. 또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대책, 그리고 백신 개발과 확보 대책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것인지, 이제 국민과 야당도 알 것은 알아야 한다”고도 했다.
안 대표는 “격화되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속에 우리 외교안보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논의하자”며 “극도의 국정 혼란을 초래하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갈등 속에 정의에 부합하는 해법은 무엇인지 얘기해 보자”고 촉구했다.
다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지 조치에 따른 법·검 갈등에 대한 문제 지적도 제기했다. 안 대표는 “온 나라가 돌이킬 수 없는 혼란과 무법천지가 되고 있다”며 “그 중심에는 유리할 때만 나서고 불리할 땐 숨는 대통령, 권력을 키우며 사익 추구에 혈안이 된 홍위병 측근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안 대표는 “총선에서 180석이라는 압도적 승리를 거두었다고 무능과 무법에 대한 면죄부일 수 없다”며 “권력을 쥐었다고 마음대로 하는 것은 책임정치가 아니라 독재정권이 하는 짓”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악정(惡政)보다 더 무서운 것은, 국정을 책임진 사람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 일도 책임지지 않는, 없을 무의 무정(無政)”이라며 문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웠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