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잘린 윤석열… “섬뜩하다” 말 나온 만평 논란

입력 2020-11-30 00:06 수정 2020-11-30 00:06
경기신문 만평 캡처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의 만평이 논란을 빚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을 다루면서 윤 총장의 모습을 ‘목이 잘린 사람’으로 그린 탓이다. 온라인상에서는 풍자의 수위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문제의 만평은 지난 26일 경기신문 1면에 ‘박재동의 손바닥 아트’라는 코너명으로 게재됐다. 그림 속에는 팔짱을 낀 추 장관과 삿대질을 하는 윤 총장이 마주 보고 서 있다. 윤 총장이 “난 당신 부하가 아니야!”라고 말하자 추 장관이 “소원대로”라고 답한다.

이는 윤 총장이 지난 국감에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고 발언한 것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인 지난 24일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와 징계청구 조처를 한 상황도 담겨 있다.

그리고 맨 아래에는 “윤석렬(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장관의 대립이 한 고비를 넘었다. 자……”라는 문구가 덧붙여져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목이 잘린 채 있는 윤 총장의 모습이다. 대비되는 두 사람의 표정도 돋보인다. 윤 총장은 잔뜩 찡그린 얼굴을 한 반면 추 장관은 여유로운 모습이다.

만평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되자 네티즌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단순 풍자로만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일부는 “산 사람 목을 잘라놓다니 아무리 그림이어도 도가 지나쳤다”고 지적하고 있다. 너무 노골적이고 직설적인 표현에 섬뜩하기까지 하다는 입장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역시 29일 이 만평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성추행도 검찰 탓이겠지. 기소한 검찰의 목을 쳤으니 내 결백은 증명됐다!”고 썼다. 2018년 ‘미투’ 폭로를 당한 박 화백을 저격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박 화백은 결혼식 주례를 부탁하러 온 후배 여성 만화가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 네티즌도 “선민의식에 빠지면 성찰이 불가능하고 선악 이분법에 경도되면 자기를 정당화시킨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기신문은 지난 23일부터 ‘박재동의 손바닥 아트’가 매일 연재된다고 알리며 “박 화백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소회를 그림 에세이 형식으로 독자와 나누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