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임신 초기에 코로나19에 감염된 산모의 아기가 코로나19 항체를 갖고 태어났다.
현지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임신 10주차였던 지난 3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치료를 받은 셀린 응챈(31)의 아들이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한 채 태어났다고 29일 보도했다.
응챈은 지난 3월 유럽으로 가족 여행을 떠났다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증상이 경미했던 응챈과 첫째 딸 알드리나는 2주 반 가량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마찬가지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응챈의 어머니는 중증으로 4개월 이상 입원치료를 받았다. 응챈의 남편과 아버지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7일 싱가포르국립대병원(NUH)에서 3.5㎏로 태어난 응챈의 둘째 아들 알드린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상태였다.
응챈은 “가능성이 낮다고는 하지만 아기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까봐 걱정했다”면서 “내 코로나19 항체는 사라졌지만 알드린은 항체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는 내가 임신 중 코로나19 항체를 아이에게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이같은 사례가 발견된 건 두 번째다. 지난 3월 임신 36주차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산모 나타샤 링(29) 역시 한달 후 코로나19 항체를 가진 아이를 출산했다.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지난 4월 NUH에서 태어난 이 아이가 싱가포르에서 코로나19 항체를 가지고 태어난 첫 사례였을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임산부가 임신 중 또는 분만 과정에 태아나 아이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코로나19 감염이 엄마로부터 아이에게 전이될 수도 있다는 새로운 단서를 제공한다”고 풀이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