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주먹’ 마이크 타이슨(54)이 15년 만의 복귀전에서 110억 원의 짭짤한 대전료를 챙겼다. 전 세계에서 쏟아진 기대에 비해 졸전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특유의 살기 어린 눈빛만은 복싱 팬들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타이슨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1988년 서울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출신 로이 존스 주니어(51)와 맞붙었다. 무관중으로 진행된 이날 경기는 은퇴한 두 복서의 나이를 고려해 2분 8라운드로 치러졌다.
경기는 예상과 다르게 졸전으로 흘러갔다. 타이슨은 시작부터 맹렬한 기세로 달라붙긴 했다. 특유의 살기 어린 눈빛도 여전했다. 하지만 존스 주니어는 껴안기와 팔을 감는 홀딩으로 시간을 끌었다. 전성기 시절을 연상케 하는 주먹이 존스 주니어의 복부를 향했지만, 스피드가 확연히 떨어져 타격도 없었다. 상대방의 홀딩을 쉽게 뿌리치기에도 역부족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50대인 두 선수의 움직임은 더뎌만 갔다. 쫓아가기도, 도망치기도 버거운 모습이었다. 펀치보다는 껴안는 장면이 더 많았다. 그렇게 8분짜리 이벤트 매치는 끝났다.
비공식 시합이었던 터라 정식 승패는 가려지지 않았다. 전직 복서 3명으로 구성된 세계복싱평의회(WBC) 비공식 채점단도 무승부를 선언했다.
타이슨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싸워야 한다”고 했다. 존스 주니어는 “무승부에 결코 만족하지 못한다. 내가 충분히 이겼다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이번 경기로 타이슨은 1000만 달러(약 110억원), 존스 주니어는 300만 달러(약 33억원)를 거머쥔 것으로 알려졌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