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서도 독도 바다사자 강치가 살았던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울릉도 가재굴에서 발견된 뼈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강치로 밝혀지면서 문헌뿐 아니라 실존 여부도 확인됐다.
해양수산부는 울릉도에서 발굴한 기각류(지느러미 형태의 다리를 가진 해양포유류) 추정 뼈가 멸종된 강치임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바다사자 강치가 울릉도에서도 서식했던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첫 사례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는 지난해 독도에서 바다사자 뼈로 추정되는 동물 뼈 5점을 채취하고 유전자 분석을 했다. 그 결과 강치의 뼈인 것으로 확인했었다.
이어 올해 9월 해양환경공단과 부산대는 환동해 기각류 서식실태조사를 수행하면서 과거 바다사자가 서식했다고 알려진 울릉도 가재굴에서 바다사자 뼈로 추정되는 동물 뼈를 20점 이상 발굴했다. 이 가운데 일부를 부경대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한 결과 국제유전자정보은행에 지난 2007년 등록돼 있던 바다사자(Zalophus japonicus) 유전자 데이터베이스와 최대 99.39% 일치했다.
이재영 해수부 해양생태과장은 “울릉도에 독도 바다사자가 서식했다는 사실은 그간 문헌상으로만 기록돼 있었는데 이번 발견은 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라며 “앞으로 관련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바다사자 복원을 위한 조사와 연구를 지속해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독도 바다사자는 과거 동해와 일본 북해도에 주로 서식했고, 국내에서는 울릉도와 독도가 최대 번식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 시절 대량 포획된 이후 개체 수가 급감해 1996년부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의해 절멸종으로 분류됐다. 1976년 독도에서 발견됐다는 보고 이후에는 서식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본은 1903년부터 1941년까지 독도에서 강치를 남획했었다. 특히 1904년 한 해 동안에만 강치 약 3200마리가 일본에 의해 남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