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돋보기] 어, 양쪽 어깨 높이가 다르네…‘척추옆굽음증’?

입력 2020-11-28 10:07 수정 2020-11-28 10:14
국민일보자료사진

척추측만증(척추옆굽음증)은 정면에서 보았을 때 척추가 옆으로 휘어 있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어깨 높이나 골반 위치가 좌우측이 차이나는 경우 의심된다.

척추측만증은 척추 자체에 문제가 있어 발생하는 구조적 척추측만증과 척추는 큰 문제가 없지만 다리 길이 차이, 허리 디스크, 바르지 못한 자세 등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기능성 척추측만증이 있다.

구조적 척추측만증 중에서도 청소년기에 많이 발생하지만 원인을 알지 못하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이 전체 측만증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성장이 빠른 청소년기에는 척추의 성장도 가장 많이 일어나는데 뼈가 자라는 속도와 근육이 자라는 속도가 일치하지 않는 성장 불균형 때문에 척추측만증이 이 시기에 많이 생긴다고 보기도 한다.

그런데 척추측만증이 성장기에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지난해 척추측만증 진료 환자 연령대를 살펴보면 남성 환자 중 50대 이상은 17%, 여성 환자 중 50대 이상은 28%로 나타났다.

성장기에 생기는 척추측만증은 대부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고 통증도 없지만 성인이 된 이후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기는 퇴행성 척추측만증은 요통, 다리저림 등 다양한 증상이 발생한다. 심한 경우 하지마비 등의 신경학적 증상 또는 척추 변형으로 내부 장기가 압박을 당해 소화불량이나 호흡 곤란 증상까지도 나타난다.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노화 현상으로 척추 기립근을 비롯한 근육량 감소, 골다공증, 활동량 감소와 바르지 못한 자세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안 좋은 생활 습관들로 인해 미세하게 휜 허리가 오랜 세월에 걸쳐 조금씩 악화되기도 한다.

특히 퇴행성 척추측만증은 척추 디스크가 발생하는 것이 원인이 될 수 있다. 40대 이후 디스크가 발생하고 나서 이를 적절히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에 따라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노인성 척추측만증의 경우 나이 들면서 척추 근육이 약해져 몸이 앞으로 기울어지게 되고 그 정도가 심해지는 환자들도 많다.

성인 척추측만증은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다. 여성과 남성 발병 비율은 약 7대 1에 달할 정도로 여성 환자가 많다. 여성들의 경우 폐경 후 뼈가 약해지고 활동량이 감소해 척추를 지탱하는 척추 주위 근육이 약해지는 등 다양한 생활습관으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환자가 느끼는 퇴행성 척추측만증의 대표적 자각 증상은 옆에서 봤을 때 등이 굽어 있고 양쪽 어깨나 골반의 좌우 높이가 다른 것이다. 90도로 허리를 숙였을 때 한쪽 등이 유난히 튀어나와 보이기도 한다.

통증 등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 물리, 주사 등 보존적 치료법이나 간단한 시술을 통해 치료를 진행하지만 증상의 호전이 없고 척추의 기울어진 정도가 크다면 나사못을 이용해 척추를 바로잡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김태훈 교수는 “퇴행성 척추측만증은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근육량이 줄지 않도록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며 “양쪽 어깨의 높이가 다르거나 등이 휘어 있는 등 눈으로도 쉽게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빨리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