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본문에서 하나님 말씀을 청색으로 표시한 ‘말씀성경’이 나왔다. 기존 성경은 모두 검은색 또는 예수님의 말씀만 빨간색으로 표시돼 있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을 명확히 인지하고 더 감동하게 하자는 취지다. 개역개정을 토대로 만들었으며 대한성서공회의 승인도 받았다. 말씀성경은 지난해 12월 출판됐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대방로 진실교회에서 만난 박유미 떼오스말씀사 대표는 “기존 성경으로는 성경 저자의 말과 하나님의 말씀을 구분하기 어려워 성경을 이해하는 데 힘이 들었다”며 “같은 생각을 하는 성도들이 많다고 판단해 하나님의 말씀을 파란색으로 구분한 성경을 내놨다”고 말했다. 그 결과 하나님 말씀에 더 몰입되고 감동되더라고 강조했다.
그가 이런 성경을 만든 것은 인터뷰한 장소인 진실교회의 김재홍 목사와 관련이 있다. 김 목사는 서울기독대학 철학박사이며 정기적으로 성경 신학 설교 세미나를 열고 있다. 박 대표는 “김 목사님의 성경 신학 수업을 듣다 보니 성경의 주어가 하나님이라는 것을 확실히 깨닫게 됐다”며 “그래서 성경에서 하나님의 말씀만 색연필로 표시를 했고 그 과정에서 하나님 말씀인지 성경 저자의 이야기인지 구분이 안 돼 주석을 찾아가며 연구하게 됐다. 말씀성경에 착안하게 된 것이 그때였다”고 했다.
그는 말씀성경을 내놓고 성경의 오묘함을 더 알게 됐다. “레위기 7장 하나님 말씀을 청색으로 표시하면서 예수님 말씀이 빨간색으로 표시되고 저자의 말이 구분된 마태복음 7장과 정확히 대비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성경이 구약과 신약이 짝을 이루고 이를 통해 해석할 수 있다는 것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말씀성경을 내놓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말씀인지 아닌지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답을 찾아야 했다. 권위 있는 근거가 필요했다. 정황 혹은 주관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단정해 표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미국에서 출판, 300만부가 팔린 ‘홀만레인보우스터디바이블’을 발견했다. 이 바이블을 해석하고 있는 교사용 사이트에 하나님의 말씀이 구분돼 있었다. 그때부터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고 했다.
현재는 영어 말씀성경을 준비 중이다. 미국감리교회로부터 승인도 받았다. 내년에는 개혁한글 말씀성경도 내놓을 계획이다. 박 대표는 “하나님의 말씀을 명확하게 알게 되니까 은혜가 더한다”며 “연말연시 선물로 말씀성경이 많이 주고받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