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시가 해양 산업을 통한 미래 100년의 청사진을 내놨다.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개발 사업 및 보령신항 건설 등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보령~대전~보은 고속도로 사업, 내년 연말 완공 예정인 국도 77호 보령해저터널 덕분에 보령시에 대한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2022년 보령해양머드박람회 등 새로운 해양 신산업을 통해 ‘해양강국 대한민국’의 초석을 놓을 수도 있게 됐다.
석탄화력 대체 에너지원은 바로 해상풍력
보령화력 1·2호기 조기 폐쇄에 따라 추진된 ‘해상풍력단지’ 개발은 대체 에너지원을 찾기 위한 첫 단추다. 시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모한 공공주도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개발사업에 선정됐다.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개발지원은 지자체가 추진하는 해상풍력단지의 기초설계, 풍황·해양환경 조사 등 개발비용 일부를 국비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3년까지 3년 간 최대 국비 36억원이 지원된다.
시가 공모에 참여한 해상풍력 단지는 한국중부발전과 공동으로 추진한다. 외연도 북측, 황도 남측 해상 62.8㎞ 면적에 2025년까지 1GW급 해상풍력 발전설비를 조성하며 약 6조 원이 소요된다.
해상풍력단지가 조성되면 석탄발전 축소로 침체된 보령의 에너지산업이 일대 전환을 맞을 전망이다. 해상풍력 건설 및 운영으로 일자리 8200여개가 창출되고, 4100여명의 인구 유입 효과도 기대된다.
또 연간 118만t의 온실가스 배출 감소 효과로 한국형 뉴딜정책 추진 과제인 저탄소 분산형 에너지 확산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산업의 고부가가치 마리나 산업
해양수산부가 지난 5월 고시한 ‘제2차 마리나항만 기본계획’을 보면 대천항(보령복합)과 원산도가 마리나항만 예정 구역으로 반영됐다.
12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인 보령복합 마리나항만은 신흑동 954-8번지 일대 8만2500㎡에 2030년까지 조성된다. 이곳은 요트·레저보트 계류장 등 마리나 시설을 비롯해 호텔과 상업시설, 클럽하우스 등을 포함 섬~해수욕장~해안길을 연결하는 해양 레포츠 복합단지가 들어선다.
원산도 마리나항만은 오천면 원산도리 1815-1번지 일대 7만㎡에 조성된다. 2030년까지 리조트형 마리나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대천항과 원산도를 연결하는 국도 77호 해저터널이 내년 준공을 앞뒀고, 원산도와 안면도를 잇는 원산안면대교가 지난해 개통됨에 따라 접근성이 크게 향상됐다.
원산도는 인근 효자도와 고대도, 삽시도 등 다양한 섬을 아우르고 있어 해양경관이 수려하다. 오봉산 해수욕장 인근에 조성될 예정인 대형 리조트는 마리나항 개발의 시너지 효과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보령신항, 준설토투기장 건설사업 확정
1997년 신항만 건설 기본계획 이후 전국 12개 지역에서 유일하게 사업 추진이 멈췄던 보령신항 건설도 다시 불을 지피게 됐다. 지난 8월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보령항 준설토투기장 건설사업이 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한 것이다.
이 사업은 천북면 학성리 일대 41만9000㎡에 방조제 보호시설인 호안 2552m와 370만㎥의 준설토 투기용량을 담을 체적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16년 당시 전국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에 항만시설용 용지 및 관리부두 조성사업이 반영되며 2018년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사업 착수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사업비가 당초 427억원에서 841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며 타당성 재조사를 받아야만 했다. 다행히 지난 2년 간 기획재정부 점검 회의와 분과위원회를 거쳐 최종 통과됐다.
이에 따라 시는 2023년까지 항만시설용 부지인 준설토투기장과 관리 부두를 조성할 수 있게 됐다.
사업이 완료되면 18만t급 이상 선박 운항이 가능하고, 공용항로의 안정성 확보에 따른 안정적인 연료 수급 기반도 갖추게 된다. 또 대산항·군산항 등 항만 중간지역에 위치하는 만큼 이용 편익 및 기업의 물류비 감소 효과도 발생할 전망이다.
보령~대전~보은 고속도로로 중부권 500만 유치
보령~대전~보은 고속도로 건설 사업은 보령시를 비롯한 대전시 등 충청권 10개 광역·기초자치단체 함께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 도로는 보령에서 대전시를 거쳐 충북 보은군까지 이어진다. 길이 122㎞ 폭 23.4m의 4차로 고속도로를 조성하며 약 3조1530억원이 소요된다.
지난 6월 대전시에서 열린 보령~대전~보은 고속도로 건설 타당성 평가 용역 최종보고회에서 발표된 이 사업의 경제성 분석(B·C) 결과는 1.32였다.
사업이 완료될 경우 대전~보령 구간이 30분 이상 단축되고, 30년 간 3조5800억원의 편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물류·운송비의 감소로 기업의 지방 이전 가속화와 인구 분산 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다.
특히 충청 내륙 어느 지역에서든지 1시간 내에 대천해수욕장을 찾을 수 있어 침체된 국내 관광산업도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해저터널 통해 육지로 변하는 원산도
보령 대천항과 태안 영목항은 육안으로는 가깝지만, 실제 길이는 75㎞이며 이동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에 달한다.
지난해 연말 개통한 원산안면대교와 함께 내년에는 국내 최장(6927m)이자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긴 해저터널이 개통된다. 터널을 이용하면 보령 대천항~원산도~영목항까지 불과 10분만에 이동할 수 있다.
보령~태안 국도 77호는 바다로 단절된 국도를 연결하고, 서해안·천수만 환경 보호 및 동일 생활권 구축 등의 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다.
‘2022 보령해양머드박람회’ 국제행사로 개최
2022년 7월 16일~8월 15일 대천해수욕장 일대에서 개최되는 보령해양머드박람회는 ‘해양의 재발견, 머드의 미래가치’라는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충남도와 보령시가 공동 주최하고 해양수산부 등이 후원하는 이 박람회는 해양머드, 해양 치유, 해양레저, 해양관광 분야의 전시·체험·상담·미팅·국제학술대회 등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된다. 머드산업관·해양머드휴양관·국제레포츠관·세계머드관 등 10개 전시관이 운영된다.
총사업비는 145억원이 투입되며, 세계적인 행사로 치러지는 만큼 내·외국인 120만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령시 관계자는 “최대 역점사업인 박람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메인 행사 외에도 세계 머드도시 국제협력 구축, 박람회 랜드마크 홍보시설물 설치, 2021 ASF CUP 국제요트대회 유치 등을 추진 중”이라며 “대한민국 해양 신산업의 청사진을 제시할 머드박람회가 지역 발전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령=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