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8개월 만에 500명을 넘어섰다. 대구·경북 중심의 코로나19 1차 유행이 발생했던 지난 3월 이후 하루 500명 넘는 환자가 발생한 건 처음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11월 3차 유행’은 빠르고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6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전일 대비 583명 늘어 총 확진자는 3만231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달 초부터 본격화된 3차 유행은 13일까지 100명대 초반에서 후반으로 점차 늘더니 지난 14일 200명을 넘어섰다. 불과 나흘 뒤인 18일에는 300명을 돌파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12월 초까지는 400~500명대의 신규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다”면서 “강화된 거리두기가 잘 이행되면 그 효과는 이르면 다음주 초부터 나타나 조금씩 증가세가 누그러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음주 후반부쯤 정점을 찍은 뒤 거리두기 강화 효과가 나타나면서 유행이 한풀 꺾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월에도 수도권의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 지 3주차 후반쯤에야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대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수도권만 적용된 거리두기 2단계를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에 확진자가 집중돼 있지만 전국이 일일생활권인 만큼 다른 지역으로 전파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거리두기를 자체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경남도는 이날 정오부터 거리두기 1.5단계를 적용키로 했다. 격상 기준을 넘어선 건 아니지만 지역의 감염 확산 양상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3일 이후 창원시 마산회원구에서만 단란주점과 관련한 확진자가 14명 발생했다.
서울에서는 강서구 에어로빅학원과 관련해 총 6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수강생 중 요양병원 종사자가 2명 있었고, 이들을 통해 요양병원 환자 1명이 감염됐다. 서울 노원구청에서는 지난 24일 직원 중 첫 확진자가 나온 후 동료 14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도 연천군 군부대에서는 68명이 감염됐다. 전북 군산 지인모임과 관련해선 지난 23일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총 1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남 진주시 단체연수와 관련한 확진자는 전날보다 15명 늘어 총 확진자는 34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유행도 지역사회 유행이 결국 감염 취약집단을 위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 용인 키즈카페를 방문한 확진자는 강원도 속초에서 가족 모임을 가졌고, 이 가족모임에 참석했던 요양병원 종사자가 감염되면서 병원 입소자들이 감염됐다. 강원도 철원에서는 김장모임을 가지면서 장애인요양원으로 감염이 확산됐고, 종사자와 입소자 등이 확진됐다. 또 김장모임 참가자 가족의 직장인 포천의 요양원 입소자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