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음악5] 예배당 건축 이대로 좋은가

입력 2020-11-26 17:05
최근 아름답고 멋진 교회들이 많이 건축되고 있다. 건축가들은 개성적이며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교회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게 하며 건축상을 받고 그것을 홍보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건축가인 승효상 씨는 한 인터뷰에서 한국교회건축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대한민국 교회 건축의 문제점은 성경에서 가르치는 바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며. 좋은 건축이란 3가지 속성 (장소, 시대, 목적성)에 맞아야 한다 하고 말했다.

레위기 11장 44절에 “나는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라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몸을 구별하여 거룩하게 하고” 처럼 교회와 관련된 모든것은 구별되어야 한다. 이스라엘의 성막(Tabernacle)이나 솔로몬의 성전(Temple)을 보더라도 예배당은 거룩함과 최고의 아름다운 것이었고 출애굽기 31장 1~11절에 보면 최고의 예배당 건축을 위해 브살렐과 오흘리압을 임명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최고의 아름다움이란 최고의 전문적인 것을 추구할 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에 지어지는 대부분 예배당의 상당수는 점점 다목적홀(Multi propose hall)로 지어지며 그들은 이렇게 건축하는 이유를 예배뿐만 아니라 집회나 강의, 음악회를 다 소화하기 위해 필수적인 디자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예배당은 절대적으로 다른 세상의 장소와 구별되어야 사람들이 이곳이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장소임을 분명히 인식하며 동시에 자신의 정신과 몸의 자세를 가다듬게 된다. 그렇다면 예배당이라 느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십자가이다. 일부 사람은 십자가 자체가 우상화되면 안 된다고 주장하지만 기독교인에게 십자가는 말씀의 중심이며 본질이다. 아무리 현대교회가 사회와 융합하여 문화가 건축물에 녹아든다고 하더라고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것은 예배하는 처소, 즉 예배당이다. 아무리 같은 장소에서 집회도 하고 강의와 다양한 연주회와 연극과 무용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곳은 하나님께 예배하는 장소인 것이다. 불교의 경우 어느 절이나 중앙에는 부처의 상이 위치하며 가톨릭 성당의 가장 가운데는 십자가와 성례에 사용되는 물품, 그밖에 성수를 담아놓은 것을 가장 눈에 띄게 배치한 사실을 보더라도 각 종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항상 각 장소의 가장 중심에 있다.

또한 예배당 건축은 시각적, 실용적 아름다움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예배음악의 아름다움을 위해서도 청각적 아름다움도 추구해야 한다. 아름다움을 음향을 추구한 예배당은 성가대의 노래도, 회중들이 부르는 회중 찬송도 아름답게 만들지만 실용적인 효과만 추구한 예배당은 죽음 음향을 가지고 전기적 음향시스템에 의존하게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음향학적으로 설교와 찬양과 기악 연주의 음향의 요구조건이 서로 다르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예배라는 사실이며 예배에서 음악이 담당하는 역할과 시간은 설교와 동등하거나 설교 다음으로 비중이 크다. 죽은 음향과 사용도 제대로 못 하는 값비싼 음향시스템을 사용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살아있는 예배당 음향을 갖추는 것이 훨씬 쉬운 일이다.

그리고 현대 대부분 교회에 영상을 위한 거대한 스크린을 설치한다. 예배는 보는 것(Watch)이 아니라 행하고(Do) 드리는(Serve) 것이며 우리의 눈을 십자가를 통해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물론 스크린은 사람들에게 많은 정보와 이해를 돕는 기능도 있지만 예배는 사람보다 하나님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창세기 3장 6절에 이브가 선악과를 보며 “본즉 먹음직고 하고 보암직도 하다”는 말씀 중 ‘보암직’이라는 말은 ‘눈에 즐거운’이라는 말이다. 눈의 즐거움은 세상적이며 설교자의 말씀이나 기도자의 기도와 찬양대의 찬양보다 그들의 모습이 사람들에게 크게 보여주어야 할 성서적인 이유는 결코 없다. 화면이 필요한 대부분 이유는 집회나 강의에서 필요한 것이며 예배에서 화면을 사용하는 시간이 길수록 교인들이 성경, 찬송가를 들고 다니지 않게 되어버렸다. 사람들은 불교 문화인 템플스테이를 통해 자신들의 몸을 불편한 장소에 오히려 맡기고 거기서 위안을 찾으며 가톨릭도 미사에 사람들에게 수없이 일어나고 앉고 무릎 꿇게 하는 예전을 왜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 교인들에게 예배당의 편의 시설과 환경을 제공했지만 교인들이 늘어났을까? 현대사회에서 많은 사람은 오히려 불편함 속에서 위안을 찾고 불편과 어려움 속에서 하나님을 찾는다. 집에서 편하게 TV로 설교를 듣는 것과 예배당에서 거대한 스크린으로 설교를 듣는 것이 뭐가 다른지 우리는 다시 한번 숙고해봐야 할 것이다.

또한 11세기부터 뛰어난 건축가들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의 빛을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라는 중간 여과체를 거쳐 예배당에 들어오는 빛을 통해 사람들에게 신앙의 신비와 감동을 선사했지만 현대 교회에서는 천장에 달린 오색찬란한 조명이 이를 대신하고 있다. 대부분의 목회자가 교회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이제는 교회 색과 예배당에서 사용되는 빛(색)에 대해서 더욱 신중해야 한다. 성경에서 빛은 어떤 피조물 보다 포괄적이며 중요한 하나님의 상징이다. 성경 속에 나타난 빛을 살펴보면 하나님의 속성을 이해할 수 있으며 진리이자 말씀이고 생명이다. 그래서 뛰어난 건축가들은 예배당에서 빛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았다. 성경의 창세기 1장의 “빛이 있으라”를 시작으로 이사야 45장 7절 “나는 빛도 짓고 어둠도 창조하며” 그리고 신약의 요한1서 2장 9절 “빛 가운데 있다” 고린도 후서 6장 14절 “빛과 어둠이 어찌 사귀며”등에서 빛의 속성, 그리고 요한1서 1장 5절에 “곧 하나님은 빛이시라”라고 말씀하셨듯이 기독교에 있어서 빛(조명)은 큰 상징성을 지닌 것이다.

좋은 교회예배당이란 열왕기상 8장 11절처럼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 찬 예배당이며 예배당 안으로 누구나 쉽게 들어 올 수 있게 하고 예배당 안에 있을 때 이곳이 하나님과 교감하는 장소의 구별성을 느낄 수 있으며 마음의 위로와 기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주며 아름다운 음향의 찬양을 통해 감사의 찬양을 드리며 후세들에게 예배의 모범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예배당이 제일 훌륭한 예배당일 것이다. 정리=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