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지역 시내버스 업체인 ㈜새천년미소가 경주시로부터 받은 보조금을 부정하게 편취·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주시는 지난 25일 경주시의회 경제도시위원회에 ㈜새천년미소에 대한 ‘시내버스 재정지원금 지도·점검’ 결과를 보고했다.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방만·부실경영은 물론 경영진의 각종 비리가 확인됐다.
이 업체는 올해 받은 보조금을 지난해 지출한 유류비와 차량유지비, 임차료 등으로 16억2500만원 가량을 부적절하게 집행했다. 시는 올 연말까지 보조금을 반환할 것을 지시했다.
또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받은 보조금 78억원을 회사의 수익금(자부담) 계좌로 이체해 부적합하게 집행했다.
대표와 감사, 이사 등 임원 급여를 2배 이상 인상한 부분도 확인됐다.
대표이사 연봉은 2억7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억2000만원 올렸고, 전무이사는 6000만원에서 무려 3배가 오른 1억8000만원으로 책정했다.
대표이사의 부인을 부사장에 앉히고 2760만원이던 연봉을 5760만원으로 인상했다. 이 회사 전 대표를 그동안 없었던 고문으로 임명하고 1억4850만원을 지급하는 등 보조금을 부적절하게 지출했다.
이에 반해 운전직 기사들의 통상임금은 단 3% 인상하는 데 그쳤다.
시는 대표이사와 임원 급여를 인상 전 급여로 환원하고 적정 임금수준으로 조정하라고 주문했다.
시내버스의 감가상각도 임의로 적용해 6억2000만원의 추가 비용을 발생시켜 보조금을 받았다. 차량정비를 위한 부품도 특정 업체를 통해 25%가량 비싸게 납품받아 부품공급업체와 짜고 가격을 부풀린 뒤 빼돌린 의혹이 제기된다.
이외에도 대표의 개인적 경조사비 부당 집행, 홍보 영업활동을 이유로 불필요한 사무실 임차료 사용, 근로계약서 미작성, 퇴직급여 사외예치비율 제고 등을 지적받았다.
경주시 관계자는 “버스업체에 시정조치를 요구하고 추후 조치 결과를 제출토록 했다”면서 “보조금 집행에 대해 회사를 상대로 시정이나 권고 이상의 법적 조치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시는 올해 ㈜새천년미소에 손실 보조금 명목으로 당초 예산 96억원과 1차 추경 55억원, 2차 추경 10억원 등 161억원을 지원했다.
경주=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