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다르다’…국민연금, SKT분할 찬성 3가지 이유

입력 2020-11-26 16:10
26일 오전 서울 을지로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SK텔레콤 임시 주주총회에서 박정호 사장이 주주들에게 모빌리티 사업 추진 의미와 비전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SKT) 연합

국민연금이 최근 반대했던 LG화학과 유사한 형태인 SK텔레콤의 물적분할 안건에 찬성했다. 비슷한 구조지만 다른 결과가 나온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SK텔레콤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에 대해 찬성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아닌 기금운용본부가 직접 판단을 내렸다.

이번 주총에서 분할 안건은 주식 총수의 81.64%가 참가한 가운데 국민연금의 찬성에 힘입어 99.98%의 찬성으로 최종 통과됐다.

주총 전까지만 해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물적분할 방안이 LG화학과 비슷한 구조라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번 안건의 핵심은 SK텔레콤이 모빌리티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서 ‘티맵모빌리티(가칭)’를 신설해 SK텔레콤 100% 비상장 자회사로 두는 것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추후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자금 조달 가능성도 있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LG화학 임시주주총회에서 총회 성립을 선포하고 있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부문 분사는 의결권이 있는 발행 주식 총수의 63.7%가 분사 승인 안건에 찬성했고, 현장 참석·전자투표·위임장 제출 등의 방식으로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식 총수의 82.5%가 동의했다. (사진=LG화학 제공) 뉴시스

이는 LG화학의 물적분할 구조와 흡사하다. LG화학 역시 배터리 사업을 분리할 때 LG화학이 신설법인(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 100%를 보유하는 방식을 취했다.

국민연금이 SK텔레콤과 LG화학에 다른 판단을 내린 배경으로는 신설 회사의 규모가 작은 점이 우선 꼽힌다. 실제로 티맵모빌리티는 자산총계 기준 1860억원으로 SK텔레콤 자산의 0.6%에 불과하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존속회사 자산의 41.5%에 달했다.

SK텔레콤에 투자한 주주들이 투자 이유가 모빌리티 사업부일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는 부분도 국민연금이 찬성 의결권 행사를 결정할 수 있었던 이유로 꼽히고 있다.

또 티맵모빌리티가 우버로부터 5000만 달러(약 572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점 등도 국민연금의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