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최근 반대했던 LG화학과 유사한 형태인 SK텔레콤의 물적분할 안건에 찬성했다. 비슷한 구조지만 다른 결과가 나온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SK텔레콤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에 대해 찬성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아닌 기금운용본부가 직접 판단을 내렸다.
이번 주총에서 분할 안건은 주식 총수의 81.64%가 참가한 가운데 국민연금의 찬성에 힘입어 99.98%의 찬성으로 최종 통과됐다.
주총 전까지만 해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물적분할 방안이 LG화학과 비슷한 구조라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번 안건의 핵심은 SK텔레콤이 모빌리티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서 ‘티맵모빌리티(가칭)’를 신설해 SK텔레콤 100% 비상장 자회사로 두는 것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추후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자금 조달 가능성도 있다.
이는 LG화학의 물적분할 구조와 흡사하다. LG화학 역시 배터리 사업을 분리할 때 LG화학이 신설법인(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 100%를 보유하는 방식을 취했다.
국민연금이 SK텔레콤과 LG화학에 다른 판단을 내린 배경으로는 신설 회사의 규모가 작은 점이 우선 꼽힌다. 실제로 티맵모빌리티는 자산총계 기준 1860억원으로 SK텔레콤 자산의 0.6%에 불과하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존속회사 자산의 41.5%에 달했다.
SK텔레콤에 투자한 주주들이 투자 이유가 모빌리티 사업부일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는 부분도 국민연금이 찬성 의결권 행사를 결정할 수 있었던 이유로 꼽히고 있다.
또 티맵모빌리티가 우버로부터 5000만 달러(약 572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점 등도 국민연금의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