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됐다가 완치 후 다시 감염된 사례는 1건으로, 첫 감염과 다른 계통 바이러스에 재감염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놓고 코로나19가 변이될 경우 한 번의 감염이 면역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라는 연구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방역 당국은 “과학적 검증 단계”라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이상원 역학조사분석단장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재감염 사례는 의심 사례를 포함해 서울대 연구팀이 보고한 1건이 전부이고 아직 그 외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의심사례를 연구해 온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성문우 교수 연구진은 지난 21일 국제학술지 ‘임상 감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게재한 논문에서 재감염 사례 등을 바탕으로 코로나19 감염을 통한 면역력이 바이러스 변이에 대응하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여성은 경증 코로나19 감염에서 회복된 후 재감염이 발생한 사례로, 1차 감염에는 'V유형'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나 2차 감염 때 'G유형'에 감염됐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코로나19 감염이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에 대해 면역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껍질 등을 구성하는 단백질(아미노산)의 차이에 따라 6개 유형으로 구분된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견된 초기 계통은 S그룹이며, 전파가 되면서 동아시아 지역은 V그룹, 유럽이나 미국 지역에서 많았으나 전 세계에서 확산된 G그룹, GH그룹, GR그룹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은 지난 9월21일 첫 재감염 의심 확진자가 1차 감염 당시 V그룹 바이러스가 검출됐으나, 두 번째 감염 때엔 GH그룹 바이러스가 나왔다고 전했던 바 있다.
백신을 맞으면 몸속에 항체가 생성된다. 항체는 통상 바이러스 껍질 등을 항원으로 인식해 달라붙어 우리 몸이 바이러스를 제거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방역당국은 그러나 이 연구 결과를 ‘백신 효과 무력화’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했다. 이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재감염이 계속 나온다면 백신이 무력해지느냐, 이것은 아직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정도 방어력이 끝나는 기간이 되면 어떤 백신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이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기에 대한 것들은 아직 학문적으로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어떻게 말씀드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닐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인플루엔자 백신 같은 경우라도 항체가 지속되는 기간은 6개월 정도로 본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매년 예방접종을 받게 되는 것이지만 그것은 재감염과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감염시 증상이 어떻게 발현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는 “재감염이 발생했을 때 증상 발현 정도는 우리나라와 외국의 사례로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렇게 두드러진 증상은 아니었지만 외국의 사례는 증상이 조금 더 심해진 경우도 있었다는 학문적 보고도 있었다”고 답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