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인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같은 당 정청래 의원 앞에서 펑펑 운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정치 선배인 정 의원이 신 의원 대신 SNS에 후원금 모집을 홍보해 주자, 고마움에 눈물을 흘렸다는 것이다.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푼 줍쇼’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후원을 독려했던 정 의원은 앵벌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런 지적에 개의치 않고 다른 의원의 후원금 모집까지 대신 나선 것이다.
정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신현영 의원은 남편이 치과의사이나 돈 버는데 관심없는 마음씨 좋은 공공의료 의사”라며 “복지위에서 소처럼 일만하고 있다보니 후원금 모을 생각도 못하고 부끄럼이 많아 손 벌리는 스타일도 못 돼 제가 대신 나섰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어 “신현영 의원에게 일용할 양식을, 신현영에게 한푼달라”며 “깨끗한 후원이 깨끗한 정치를 낳는다. 검은돈 받지 않고 하얀돈 받겠다. 뒷돈이 아니라 당당하게 앞돈을”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정 의원과 점심을 하기 위해 사무실에 찾아온 신 의원은 고마움과 미안함에 말없이 눈물만 쏟아냈다는 게 정 의원의 설명이다.
정 의원은 “(신 의원에게) 왜 그러냐고 물어봐도 그냥 울기만,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이거 어떻게 수습해야 하나요”라고 남겼다. 그러면서 울고있는 신 의원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민주당 의원들의 후원금 모집 독려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 의원은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 잇따라 글을 올리며 “통장이 텅 비어 있으니 마음마저 쓸쓸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할 테니 한푼 줍쇼”라고 후원 참여를 호소했다.
이어 “후원금 보내달라고 간절히 요청 드렸는데 161분만 참여하시고 소식이 감감하다”며 “아직 1000분의 참여가 더 필요하다. 김남국 의원은 다 찼다고 자랑하는데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 대통령님 뵙기도 부끄럽다”고 적었다.
앞서 같은 당 김용민 의원도 지난달 16일 한 인터넷 게시판에 ‘김용민 의원입니다. 염치불구하고 후원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의원은 “검찰의 악랄한 짓거리가 연일 터지고 있다”며 “국감 준비에 현안 대응 하느라 정신없으면서도 검찰이 개혁된 세상을 생각하면서 힘을 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실은 군자금이 부족해 저랑 의원실 보좌진이 굶고 있다. 매일 김밥이 지겹다”며 “염치없지만 후원금 팍팍 부탁드린다. 저에게 밥 한 끼 사주시고 검찰 개혁 맡긴다 생각하시고 후원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에 대해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검찰 개혁의 쓰임새는 참으로 다양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인터넷 게시판에 “국회의원 연봉 1억원 넘지 않나요? 돈도 많이 받으면서 왜 또 돈을 달라고 하시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