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자리매김한 한국이 올해 개발원조위원회(DAC·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가입 10주년을 맞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 1년 가까이 지속되는 가운데 K-방역을 앞세운 국제협력과 원조 활동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개발 협력의 날’인 25일은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기관인 DAC에 가입한 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DAC는 국제원조의 선진국 클럽으로 불린다.
한국은 2009년 DAC 24번째 회원국이 되면서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지위가 바뀌었다. 해외원조 자체는 1963년부터 시작했지만, DAC에 들어가면서 비로소 주도적인 원조가 시작됐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10년간 총 153개국에서 6조원 규모의 협력사업을 진행해 왔다. 그간 코이카를 통해 개발도상국에 파견된 봉사단원은 1만8785명이고, 우리나라가 초정한 글로벌 연수사업에 참가한 개발도상국 인사만 8만7000명에 달한다. 주요 개발협력사업 지역은 아시아로 전체 예산의 35.5%(2018년 기준)를 차지한다. 그 뒤를 23.8%의 아프리카가 잇는다.
2011년 자스민혁명으로 유명한 튀니지에 지원한 ‘국민신문고 구축 시스템’은 대표적 성공사례로 평가받는다. 행정기관에 민원을 신청하거나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K-신문고 시스템을 튀니지에 그대로 이식한 것이다. 특히 튀니지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비대면 민원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지난 4월부터 6개월 동안 1175건의 민원이 접수되는 등 소통 창구로 K-신문고를 활용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필리핀 파나이섬 농민을 위한 농업 유통사업이나 네팔·캄보디아·케냐 등 10개국에 15곳의 병원을 건립한 것도 주요 원조로 평가받는다. 해당 병원들은 현지 코로나19 대응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경 코이카 이사장은 “올해 11월 25일은 DAC 10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날로, DAC가입은 국제사회에 본격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가장 왕성한 속도로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을 늘려온 나라 중 하나다. 국력이 그만큼 성장했고, 국제사회가 한국의 도움이 필요하게 됐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코이카는 앞으로 K-방역을 앞세워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상생협력과 원조에 더욱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