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조치와 관련해 “참 나라 꼴이 우습게 보이는 상황”이라며 “이 문제와 관련해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역할이란 게 과연 어떤 것인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야당은 헌정 사상 초유의 현 사태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고 추 장관의 월권행위를 주장하는 여론전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여당이 윤 총장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 추진을 언급하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추 장관에 대한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헌정사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선출된 권력이 자기의 권력에 대해 절제를 하지 못해 기본적인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모습”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정도의 상황을 갖고 직무 정지를 할 거라면,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검찰총장 해임 권한도 갖고 있는데 어찌 이런 사태를 낳게 했느냐”고 지적했다.
민주당을 향해선 “이 사태를 이성적 판단으로 풀려고 애써야지, 사태를 더욱더 악화시키는 역할은 삼가 달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 의정 사상 다수의 힘을 믿고 기본적 민주주의 절차를 무시한 정권들이 어떤 말로를 가져왔는지 잘 기억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중국 문화대혁명 당시 인물까지 소환해 추 장관을 맹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추 장관의 최근 행동을 볼 것 같으면 마치 중국 문화혁명 당시 강청(江靑)의 면상이 떠오른다”며 “과연 저 같은 행위를 함으로써 뭘 추구하려는지 잘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극단원 출신으로 마오쩌둥의 아내였던 장칭(강청)은 1966년 문화대혁명 당시 전면에 나서 홍위병을 지휘했다. 마오쩌둥 사망 후 사형선고를 받았고 감형된 뒤 91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구권에서는 장칭이란 이름보다 마오쩌둥의 부인이란 뜻에서 ‘마담 마오’로 불렸던 인물이다.
이날 주호영 원내대표는 추 장관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를 제안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번 사안은 추 장관의 권한 남용과 월권으로 위헌성이 충분한 사건”이라며 “추 장관에 대한 국조가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윤 총장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 언급에 대해선 “방귀 뀐 X이 성낸다”며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온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국조, 울산시장 선거 불법지원 국조도 이번 기회에 민주당이 요구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