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가 AI 반도체를?…“글로벌 최고 수준 노린다”

입력 2020-11-25 15:32 수정 2020-11-25 15:44
SK텔레콤이 25일 선보인 인공지능(AI) 반도체 ‘SAPEON X220’의 모습.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출시하고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AI 서비스 확대로 반도체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가격·성능 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제품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은 25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 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사피온(SAPEON) X220’을 선보였다. SK텔레콤 CTO(최고기술책임자) 김윤 부사장은 이번 출시를 통해 엔비디아, 인텔,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중심의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AI 반도체란 인공지능 서비스의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 저전력으로 실행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로 인공지능의 핵심 두뇌에 해당한다. AI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양도 급증, 반도체 수요도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18년 약 7조8000억원이던 이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2017년부터 제품을 개발하면서 맞춤형 설계를 적용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SAPEON X220은 기존 GPU 대비 딥러닝 연산 속도가 1.5배 빠르고, 가격도 절반 수준이다. 전력 사용량도 80%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현재 대다수 기업들은 GPU(그래픽처리장치)를 활용해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비싼 가격과 큰 전력 사용량으로 높은 운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내 기존 GPU가 AI 반도체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내다봤다.

SK텔레콤은 핵심 코어 설계 역량을 바탕으로 정부, 반도체 관련 대·중소기업과 협력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AI 반도체의 성능을 결정하는 메모리 관련 기술은 자회사 SK하이닉스와 협업하고 있다.


SK텔레콤이 25일 선보인 인공지능(AI) 반도체 ‘SAPEON X220’의 모습. SK텔레콤 제공


신제품은 올해 연말부터 미디어, 보안, 인공지능 비서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돼 AI 서비스 고도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SK텔레콤 AI 서비스 누구(NUGU), 자회사 ADT캡스의 관제 서비스 등에 활용되고, SK그룹 내 ICT(정보통신기술) 계열사를 중심으로 본격 확대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추후 국내·외 고객사가 확보될 경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를 선정해 본격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SK텔레콤은 “SAPEON X220의 후속 반도체 개발도 진행 중이며, 2022년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