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사전 트라이아웃 논란에 “뒤에 숨어서 한 것 아냐…명문화해야”

입력 2020-11-25 15:15 수정 2020-11-25 15:20
프로농구 서울 SK는 지난 23일 2020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임현택을, 2라운드에 오재현을 선택했다. 이들은 지난 21일 논란이 된 SK의 사전 트라이아웃에 참석한 바 있다. 서울SK SNS 캡처.

프로농구 서울 SK가 2020년 국내선수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일부 선수를 들을 따로 불러 트라이아웃을 했다는 논란에 “뒤에서 숨어서 한 것 아니다. 대학 감독들에게 요청해서 선수들을 불렀다. (개별 트라이아웃을 하지 말자는) 사전 합의가 있는지는 몰랐다”며 “허용이든 금지든 명문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SK 관계자는 2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논란에 관해 “드래프트 룰을 개정할 때 10개 구단과 사무국장이 사전 트라이아웃을 하는 것으로 구두로 합의했다고 하는데, 저희 사무국장은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며 “다른 구단들도 확인해보면 그런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다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는 사전 트라이아웃이 금지인지 몰랐기 때문에 각 대학리그 감독에게 직접 연락해서 선수들을 초청했다”며 “뒤에서 숨어서 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청한 선수들이 드래프트 상위권 선수가 아니라 우리 순번에 맞는 선수들의 역량을 보기 위한 자리였다”고 덧붙였다. 드래프트 순위 추첨에서 10순위를 받은 SK가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을 한 번 더 확인해 보이는 차원에서 1라운드 후반 혹은 2라운드 선수 중심으로 6명을 불렀다는 설명이다.

SK는 연맹 주최 트라이아웃과 드래프트를 앞둔 지난 21일 경기도 양지의 연습체육관에서 올해 신인 드래프트 신청자 중 6명을 불러 별도 테스트를 했다. 이후 SK는 23일 공식 드래프트에서 사전 트라이아웃에 불렀던 이준희, 임현택, 김준환, 오재현, 박민우, 이용우 중 임현택, 오재현을 1라운드 10순위, 2라운드 1순위에서 지명했다. KBL은 이에 관련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어떤 조치도 취하지 못했다.

KBL측에서 사전 트라이아웃에 대해 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사전 트라이아웃이 SK만의 일탈이 아니라 일부 구단에서는 공공연하게 해왔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사전 트라이아웃과 접촉은 규정을 떠나 구단 간 지켜야 하는 ‘신사협정’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구단이 특정 선수에게 지명을 약속하고, 공식 트라이아웃에서 불성실하게 임하도록 해 지명 순위를 끌어내리는 등의 거래를 사전에 할 우려도 존재한다.

이에 KBL은 프로농구 구단과의 회의를 통해 ‘사전 트라이아웃 금지’ 규정을 이사회에 상정을 준비하고 있다. KBL 관계자는 “사무국장 회의에서도 트라이아웃과 드래프트의 제도 개선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10개 구단과 만나 의견 조율을 먼저 하고 나서 사전 트라이아웃 금지 규정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