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루미 히데오 신임 주중 일본대사가 이번 주 중국에 입국해 2주 격리 후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외무성 내 대표적인 ‘차이나스쿨’로 꼽히는 그는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한 후베이성 우한 지역에 일본 영사관을 신설하는 문제를 우선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중국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다루미 신임 대사는 중국 칭다오로 입국한 뒤 베이징에 있는 일본 대사관저에서 격리 생활을 하게 된다. 중국 당국이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베이징행 직항편 운항을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일본 외무성은 우한에 영사관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글로벌타임스에 밝혔다. 일본은 지난 1월 코로나19가 발병한 우한에서 자국민을 대피시킬 때 현지에 영사관이 없어 베이징에 있는 대사관 도움을 받아야 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우한 영사관 설치 필요성이 제기됐다.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의 다쯔강 연구위원은 “우한 영사관 설치가 신임 대사 임기 중 실현된다면 외교적으로 의미있는 성과가 될 것”이라며 “양국 교류와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지 매입과 외교관 파견 등 관련 절차에 최소 6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다루미 대사는 2016년 부임한 요코이 유타카 주중 대사 후임으로 난징대에서 유학했고 톈안먼 사태가 있었던 1989년 주중 대사관에서 2등 서기관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이후에도 중국과 대만 근무를 반복하면서 중국통으로 경력을 쌓았다.
일본 정부가 지난 8월 다루미 대사를 내정했을 때 현지 언론들은 미‧중 갈등으로 입지가 좁아진 일본의 대중 외교를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글로벌타임스도 전문가들을 인용해 “다루미 대사는 매우 유능하며 그의 재임 기간 중 중·일 관계는 더 높은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일 양국은 일본 정부가 국유화를 선언한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영유권 문제와 역사 인식 등에 있어 오랫동안 갈등을 빚었다. 일본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중 압박 정책에 적극 동참하면서 양국간 긴장 관계는 더 높아졌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취임 등 리더십 교체를 계기로 중·일 양국은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24일 도쿄에서 회담을 갖고 비즈니스 교류 재개, 코로나19 대응, 일본 하계‧중국 동계 올림픽 성공 개최 등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