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나와도…“당장 세계 경제성장률 효과 미미”, 왜?

입력 2020-11-25 11:41 수정 2020-11-25 12: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호재가 잇따르고 있지만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연내 백신 보급이 이뤄지더라도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경제성장률은 내후년인 2022년에나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 경제매체 CNBC방송은 최근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3개사가 개발 중인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 가운데 씨티리서치가 이에 따른 경제 효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3개사의 백신이 올해 12월부터 내년 1월 사이에 긴급사용 승인을 얻어 보급이 개시된다는 전제 하에 경제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올해 세계 GDP 상승 효과는 0.7%포인트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백신 보급이 즉각적으로 경제 성장 효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백신 보급 후 집단면역에 이뤄지는 데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생산량 한계 때문에 올해 백신은 선진국 중심으로만 보급되고 개발도상국에는 배포되기 힘들다는 예측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보고서는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들이 개별 계약에 의한 사전 주문량의 약 85%를 선점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선진국은 내년 2∼3분기 백신 대량 배포가 이뤄지고 4분기에는 집단면역이 형성돼 경제 활동의 정상화로 인한 연간 성장률 상승 효과가 1.2%포인트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어 2021년에는 3.9%포인트로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은 백신 공급에 따른 내년 성장률 상승 효과는 0.1%포인트에 그치고 2022년에야 2.0%포인트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같은 예측에는 중국 등의 경우 코로나19 상황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안정돼 이미 경제 충격이 줄어든 점도 반영됐다.

다만 보고서는 앞으로 공급될 백신의 실제 효과나 공급 속도 등 여러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이들 변수에 따라 집단면역 시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