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2단계 첫날… 적응 OK지만 피로감·의구심 피력도

입력 2020-11-24 16:45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을 하루 앞둔 지난 23일 서울 중구 스타벅스 무교로점에 테이블과 의자가 치워져 있다. 윤성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24일 서울시내 곳곳은 평소보다 인적이 드물어 한산한 분위기였다. 시민들은 2단계 조치에 비교적 잘 적응하면서도 피로감과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날 낮 12시쯤 서울 광화문 인근의 대부분 카페 문 앞에는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음료를 주문해 나가려는 손님들과 배달기사들만이 간간이 있을 뿐 텅 비어 한산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도 의자들이 한 구석에 모아져 있고, 곳곳에 좌석 접근을 막는 테이프가 붙여져 있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아예 테이블과 의자 일체를 치워 매장이 텅 빈 곳도 있었다. 직장인들은 삼삼오오 테이크아웃한 커피를 손에 들고 카페를 나섰다.

반면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돼 착석이 가능한 디저트카페나 브런치카페 등에는 사람들이 몰리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광화문 근처의 한 디저트카페에는 커피를 마시거나 대화하는 손님들로 좌석 대부분이 찼다. 여의도 직장가의 한 브런치카페에도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상인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한 카페 직원은 “실내 취식이 금지된 탓에 손님이 평소에 비해 절반 정도 줄어든 것 같다”며 “2단계 적용이 두 번째다 보니 손님들이 지침에 잘 따르는 편이지만 ‘오늘 갑자기 못 앉게 하는 게 어딨냐’는 반응도 간혹 있었다”고 전했다.

일반음식점, 헬스장 등도 오후 9시 이후 문을 닫게 돼 업주들은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관악구의 한 헬스장 관계자는 “오후 9시 이후 예약된 개인 PT수업을 다 취소하는 등 수업 스케줄을 재조정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했다. 종로구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A씨는 “어차피 손님이 거의 없어 문을 여나 안 여나 매출이 비슷하지만, 아예 영업중지가 아니라 오후 9시까지 영업을 할 수 있는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기준이 모호해 실효성이 의심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여의도의 직장인 윤모(30)씨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수 없게 돼 오히려 사무실에서 더 안 나갈 것 같다”며 “사무실 건물에 모여 있으면 더 위험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대학원생 장모(32)씨는 “카페도 다 문을 닫고 확진자가 나온 대학 도서관도 문을 닫아 갈 곳이 없다”며 “좁은 연구실이나 실내에 더 밀집할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