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24일 서울시내 곳곳은 평소보다 인적이 드물어 한산한 분위기였다. 시민들은 2단계 조치에 비교적 잘 적응하면서도 피로감과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날 낮 12시쯤 서울 광화문 인근의 대부분 카페 문 앞에는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음료를 주문해 나가려는 손님들과 배달기사들만이 간간이 있을 뿐 텅 비어 한산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도 의자들이 한 구석에 모아져 있고, 곳곳에 좌석 접근을 막는 테이프가 붙여져 있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아예 테이블과 의자 일체를 치워 매장이 텅 빈 곳도 있었다. 직장인들은 삼삼오오 테이크아웃한 커피를 손에 들고 카페를 나섰다.
반면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돼 착석이 가능한 디저트카페나 브런치카페 등에는 사람들이 몰리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광화문 근처의 한 디저트카페에는 커피를 마시거나 대화하는 손님들로 좌석 대부분이 찼다. 여의도 직장가의 한 브런치카페에도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상인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한 카페 직원은 “실내 취식이 금지된 탓에 손님이 평소에 비해 절반 정도 줄어든 것 같다”며 “2단계 적용이 두 번째다 보니 손님들이 지침에 잘 따르는 편이지만 ‘오늘 갑자기 못 앉게 하는 게 어딨냐’는 반응도 간혹 있었다”고 전했다.
일반음식점, 헬스장 등도 오후 9시 이후 문을 닫게 돼 업주들은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관악구의 한 헬스장 관계자는 “오후 9시 이후 예약된 개인 PT수업을 다 취소하는 등 수업 스케줄을 재조정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했다. 종로구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A씨는 “어차피 손님이 거의 없어 문을 여나 안 여나 매출이 비슷하지만, 아예 영업중지가 아니라 오후 9시까지 영업을 할 수 있는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기준이 모호해 실효성이 의심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여의도의 직장인 윤모(30)씨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수 없게 돼 오히려 사무실에서 더 안 나갈 것 같다”며 “사무실 건물에 모여 있으면 더 위험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대학원생 장모(32)씨는 “카페도 다 문을 닫고 확진자가 나온 대학 도서관도 문을 닫아 갈 곳이 없다”며 “좁은 연구실이나 실내에 더 밀집할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