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이 1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작은 학교인 전북 군산 비안도초등학교가 77년 만에 결국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비안도초교는 6학년 김모(12)양이 내년 2월 졸업하면 2월말 폐교될 예정이다.
전북도교육청은 최근 비안도초교를 포함한 신설과 폐교·위치변경을 하는 유치원과 학교 17곳을 홈페이지에 공고했다. 비안도초교의 폐교는 입학생 단절로 인해 불가피한 상황이다.
새만금방조제의 가력도항에서 서쪽으로 8㎞ 떨어져 있는 아름다운 섬 비안도에 있는 비안도초교는 1943년 비안도공립심상소학교로 개교했다. 학생 수가 많을 때는 두리도 분교까지 둘 정도로 규모가 컸다. 지금까지 720여명의 학생이 이 학교를 거쳐 갔다.
1973년에는 전국소년체전의 전신인 스포츠소년대회 배구 대회에서 이 학교 팀이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2007년엔 최일광 교장이 섬 할머니들을 위해 한글학교를 열어 큰 화제를 모았다. 까막눈이었던 할머니들이 1년 동안 ‘열공’한 뒤 눈물의 졸업식을 가졌던 장면을 국민일보는 사회면(2008년 2월16일자)에 크게 보도했다.
부인과 함께 10명의 할머니에게 ‘ㄱ, ㄴ, ㄷ, ㄹ…’부터 가르치며 세상에 대한 눈을 다시 뜨게 해준 최 교장은 이듬해 스승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2009년 5월15일자 보도)
하지만 산업화의 물결을 따라 주민들이 하나둘 도시로 떠나가면서 학교는 존폐의 갈림길에 선 지 오래됐다. 2016년부터는 5년째 신입생이 1명도 없었다. 학생 1명과 교직원 5명으로 5년째 명맥을 유지해 왔다.
결국 도교육청은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교육청은 당분간 학교 건물을 그대로 유지하고 차후 사용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2008년 3월 부임한 김원웅 교장은 “오랫동안 신입생이 없어 예견돼 온 상황인데 정작 문을 닫게 돼 너무 아쉽다”며 “운동장 너머 바다가 보이는 참 아름다운 학교를 조만간 추억으로만 남겨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군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