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양복 선물은 호의” vs 조국 “민정수석에겐 뇌물”

입력 2020-11-24 13:53 수정 2020-11-24 14:09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왼쪽)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의 양복 선물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진 전 교수는 23일 페이스북에서 “어느 날 본부로 들어가는데 한 후줄근한 차림의 노인이 화단에서 잡초를 뽑고 있길래 학교에 품팔러 나온 동네 노인인 줄 알고 ‘아이고, 수고가 많으십니다’ 인사를 건네며 지나쳤는데, 그 노인이 이사장이었다”며 “교수란 놈이 청바지에 티셔츠 입고 다니는 게 맘에 안 드셨던 모양이다. ‘진 교수, 이사장님이 양복 하나 맞춰 드리래’ 그렇게 된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소에 양복 입는 거 싫어해서 한 번도 안 입었다. 그러다가 그분 장례식 때 딱 한 번 입었다”며 “벌써 8년 전 얘기. 별 시비를 다 건다. 그러니까 그 양복, 개나 소나 다 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총장이 나나 장경욱 교수에게 뇌물 줄 일 있나. 사람의 호의를 그렇게 왜곡하면 안 된다. 자기변명하느라 아들에게 준 사이다까지 뇌물 취급을 하니, 치졸함의 극치”라고도 했다.

‘양복 논란’은 조 전 장관이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성해 총장이 나를 위해 양복을 맞춰주겠다면서 재단사를 보내겠다는 것을 단박에 거절했다”고 밝힌 뒤 시작됐다.

조 전 장관은 24일 페이스북에 또다시 글을 올리고 “사립대 총장이 소속 교수에게 양복을 맞춰주는 것은 ‘호의’가 될 수 있겠지만, 민정수석비서관에게 그렇게 하는 것은 ‘뇌물’이 된다. 따라서 거절한 것”이라며 “분명한 차이를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저를 흠집내고 최 총장을 변호하려는 식자와 언론,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 총장이 단지 ‘호의’ 차원에서 민정수석비서관에게 재단사를 보내려 했을까? 제가 이를 받았더라면 이후 재정지원제한대학 선정 위기를 해결해 달라는 청탁을 거절했을 때 ‘양복 맞춰준 것 공개하겠다’ 운운하며 이 건을 거론했을 것”이라며 “그리고 이 식자와 언론은 ‘조국, 민정수석 재직 시 뇌물받았다’고 맹비난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정보는 검찰로 갔을 것이고 검찰은 저를 뇌물수수로 기소했을 것이다. 저와 아무 관련 없이 제 딸이 학교에서 받은 장학금을 뇌물이라고 기소한 검찰 아닌가”라고도 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