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일본 사회를 향해 거침없는 쓴소리를 해온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이 이번에는 스가 요시히데 정부의 여행 경비 보조정책인 ‘고 투 트래블(Go To Travel)’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유니클로 등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야나이 회장은 24일자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 가운데 일본 정부가 소비지출 촉진을 위해 시행 중인 ‘고 투 트래블’ 같은 정책을 두고 “전국으로 여행을 하면 코로나19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나라에서 돈을 받아 레저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나랏돈은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써야 하며 용도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현재 일본 정부는 국내 여행비용이나 외식비용의 일부를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고 투 트래블’과 ‘고 투 이트(Go To Eat)’ 등의 지원책을 시행 중이다. 이들 정책은 스가 총리가 관방장관 재임 시절부터 공을 들인 핵심 경기 부양책이다.
하지만 소비 행위에 대해 정부 지원금을 주는 형식이라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이들이 주로 혜택을 받는다는 비판이 일었다. 여기에 더해 여행과 외식 수요를 유발해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촉매제 역할을 한다는 우려도 있다.
앞서 야나이 회장은 지난 4월 정부가 코로나19 긴급사태를 선포했을 당시에도 “전 국민을 검사해 현실을 파악해 국민에게 고지해야 한다”며 일본에서 유전자 증폭(PCR) 검사가 원활하지 못한 실태를 비판한 바 있다.
한편 야나이 회장은 중국에서 사업을 늘여나갈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중국에는 일본의 10배 인구가 있으며 소득 수준도 오르고 있다. 출점 여지가 많다”며 홍콩과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에 연간 100개 정도의 매장을 새로 열겠다고 설명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영향으로 한국에서 영업 부진을 겪자 중국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