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단키트 결함” 보도에 발끈한 美 ‘호건 서방’

입력 2020-11-24 10:27 수정 2020-11-24 11:41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와 아내 유미 호건(한국명 김유미) 여사. AP연합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주 지사가 ‘한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에 결함이 있다’는 현지 보도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한국계 여성과 결혼해 ‘한국 사위’ ‘호건 서방’ 등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호건 주지사는 23일(현지시간)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메릴랜드가 한국 정부, 주미대사관과 조율해 획득한 진단키트에 관해 근거 없는 소문과 노골적인 허위 주장이 있었다”며 “한국산 진단키트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가장 위대한 성공 사례 중 하나를 대표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20일 워싱턴포스트(WP)가 “메릴랜드주가 올 4월 한국 랩지노믹스가 만든 코로나19 진단키트 ‘랩건’ 50만회 검사분을 공수했으나 결함이 있어 한 달여 만에 교체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한 데 대한 반박이다.

호건 주지사는 “(초기 진단키트는) 유효하고 사용 가능했지만 식품의약국(FDA)의 긴급한 계획 변경이 있었다”며 “랩지노믹스가 아주 적은 비용으로 키트를 즉시 교체하고 업그레이드하는 데 동의했다”고 바로잡았다. 그러면서 “키트 교체 사실이 공개적으로 발표됐을 뿐만 아니라 초당적 공공사업위원회의 만장일치 승인까지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진단키트는 어떠한 구성품도 빠지지 않았고 당시 메릴랜드주가 확보한 키트는 미국 상위 5개 주 가운데 4개 주가 비축한 양을 초과할 정도로 대규모였다”며 “현재까지 39만5000회의 검사가 이뤄졌으며 랩지노믹스의 진단키트는 장기 검사 전략의 초석으로서 남은 검사 분량도 모두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호건 주지사는 4월 18일 대한항공 여객기에 실려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에 도착한 진단키트를 직접 맞이한 뒤 트위터를 통해 확보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3월 28일 이수혁 주미대사와의 연락으로 논의가 시작된 후 거의 매일 밤 통화했다”며 “13시간의 시차와 언어장벽 때문에 종종 밤을 새우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아내인 유미 호건 여사를 ‘챔피언’이라고 표현하며 추켜세웠다. 실제로 거래가 성사되는 과정에서 호건 주지사가 아내에게 한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고, 호건 여사가 적극적으로 나서며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은 같은 날 진행된 브리핑에서도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